논콩 생산단지 확대로 콩 자급률 제고를
논콩 생산단지 확대로 콩 자급률 제고를
  • 한원영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 연구관 webmaster@n896.ndsoftnews.com
  • 승인 2022.06.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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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영 국립식량과학원 생산기술개발과 연구관.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다. 국제 콩 가격은 최근 2년 동안 크게 상승했다. 펜데믹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무려 89%나 올랐다. 식용 콩 수요의 70% 정도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물가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맞물려 올해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식용유로 이용되는 팜유 수출을 금지했고, 세계 밀 생산 2위 국가인 인도는 자국 내 안정적인 공급을 이유로 밀 수출을 막고, 설탕 수출에도 제한을 가하고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전 장기화로 20개국이 식량 수출을 금지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돈이 있어도 콩을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 중에서 식량주권 확보를 위하여 콩 자급률 제고 및 쌀 생산 조정을 위한 콩 전문 생산단지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안정적인 식량 공급 체계 유지를 위해 해외 곡물 공급망 확보에 중점을 두고 비상시 국내 반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나선다.

콩 자급률의 정책 목표는 2022년 현재 31.5% 수준에서 2025년 3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대규모 기계화 영농이 가능한 이점을 살리고, 남아도는 쌀의 생산을 줄이고자 논콩 재배면적을 2022년 1.2만ha에서 2025년 1.5만ha로 확대하기 위하여 전문 생산단지 육성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논콩 재배 시 가장 수요가 많은 트랙터, 파종기와 콤바인 등 장비를 비롯해 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개별농가가 아닌 공동영농 필요성에 대한 교육과 생산단지 조직화를 위한 단지 운영 및 재배 교육 등 단지에 적합한 컨설팅을 연계하여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선도 경영체는 생산 이후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하여 정선과 선별하는 시설인 종합처리장을 지원하고 있다. 생산된 콩은 농가가 희망하면 전량 매입을 하고 있으며, 특등 규격 신설로 정부 매입가격을 kg당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인상하여 수매하고 있다.

정책 추진 이후 논콩 전문 생산단지들의 파종과 수확 시 공동 영농작업 비중이 사업 전 24%에서 사업 후 68%로 2.8배 크게 늘었다. 이를 통해 생산단지 조직화와 농작업 기계화 체계구축이 가능해졌으며, 일부 선도 경영체의 경우 10a당 300kg 이상 생산하여 쌀 소득보다 23%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 콩 재배 전문성 향상을 위해 최대 100시간 교육을 추진,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여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논콩 생산단지는 대부분 평야지나 간척지에 위치해 장마나 집중호우 시 침수피해와 용수관로 누수로 습해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가뭄이 지속되면 땅속에서 염류가 다시 땅 위로 올라오는 재염화로 콩이 말라 죽는 현상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재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배수개선 사업이 진행된다. 비가 오면 땅속으로 배수가 가능한 무굴착 땅속 배수와 가뭄 시 지하수위를 높여 관수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지하 수위 제어시스템을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논콩 생산단지 최적생산모델 개발을 통해 단지운영 특성, 생산기반 및 다수확 재배기술을 접목하여 생산량을 높이고 농가 소득증대를 목표로 전국 생산단지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 중이다. 수량 상위단지는 요소별 우수한 점을 선정하여 현장검증 할 예정이며, 10a당 수량이 300kg 이하인 20개 단지는 전문 컨설팅을 통해 수확량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논콩 생산단지 확대는 남아도는 쌀의 생산량을 조정하고 콩 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업인 소득증대를 도모하고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큰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