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미FTA 협정 10년…농업분야 피해 분석
[특집] 한미FTA 협정 10년…농업분야 피해 분석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2.06.2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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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정 10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427% 증가
쇠고기 수입량·시장점유율 꾸준히 증가
김치, 2021년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대 수출
국산 농축산물, 국내 시장점유율 유지·상승 필요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자유무역협정(FTA)은 협정을 체결한 국가 간에 상품/서비스 교역에 대한 관세 및 무역장벽을 철폐함으로써 배타적인 무역 특혜를 서로 부여하는 협정이다. 

한·미 FTA는 2006년 2월에 미국 워싱턴에서의 공식 발표 이후 여덟 차례 진행됐으며, 두 차례의 추가 협의와 추가 협상을 거쳐 2012년 3월 15일에 발효됐다.

현재 한·미 FTA는 2021년에 FTA 이행 10년차를 맞았으며, 관세 철폐율은 97.9%에 이르고 있다.

한·미 FTA는 쌀·쌀 관련 제품(16개 코드)은 양허대상에서 제외, 오렌지·식용감자·식용대두·천연꿀 등 16개 품목에는 수입쿼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 사과와 배는 각각 후지와 동양배 품종 관세를 기타 품종(10년)보다 더 긴 20년간 철폐키로 했으며 포도·오렌지·칩용 감자에는 계절 관세를 적용했다.

아울러 쇠고기·돼지고기·사과와 같은 민감품목과 고추·마늘·양파·인삼·보리와 같이 고관세를 적용받는 품목에는 농산물세이프가드를 적용하고 있다. 

■농축산물 교역액 증가, 무역수지 적자는 확대

FTA 이행 10년차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103.2억 달러로 FTA 발효 전 평균 대비 73.8% 증가했다. 또 FTA 이행 6~10년차 평균 수입액은 FTA 발효 전 평균 대비 52.7% 증가한 90.7억 달러다.

한편 對미국 농축산물 무역수지 적자는 지속해서 커져서 FTA 이행 6~10년차 평균 무역수지 적자는 80.9억 달러로 FTA 발효 전 평균(55.4억 달러 적자)보다 46.1% 커졌다. 

수출액 증가율이 수입액 증가율보다 높지만, 수출액과 수입액 규모 차이가 크기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가 커진 상태다.

■ 농축산물 평균 수입·수출액 FTA 발효 전 대비 증가

FTA 이행 6~10년차 미국산 농산물(55.2억 달러)과 축산물(28.2억 달러) 수입액은 FTA 발효 전 평균 대비 각각 31.6%와 195.5% 증가했다. 수입액이 많이 증가한 품목은 쇠고기·돼지고기·치즈·오렌지·포도·감자·체리·레몬이다.

미국산 쇠고기(17.4억 달러), 돼지고기(5.3억 달러)와 치즈(2.5억 달러) 평균 수입액은 각각 427.1%, 92.8%와 261.7%의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수입액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했다.

미국산 오렌지(2.2억 달러)와 포도(6512만 달러) 평균 수입액은 각각 69.4%와 93.4% 증가했으며, 전체 수입액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하고 있다.

감자(1.3억 달러), 체리(1.2억 달러)와 레몬(3,294만 달러) 평균 수입액은 FTA 발효 전 평균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미국산 수입액 비율은 하락했다.

수출액은 농산물(8.3억 달러), 축산물(5473만 달러)로 FTA 발효 전 평균보다 각각 129.7%, 151.2% 증가했다.

수출액이 많이 증가한 품목은 김치, 표고버섯, 닭고기와 감(임산물)로 김치(1,647만 달러)와 표고버섯(46만 달러) 평균 수출액은 각각 575.2%, 247.9%의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2014년부터 수출된 닭고기는 FTA 이행 6~10년차 평균 479만 달러가 수출됐다.

배(3233만 달러)와 감(임산물)(84만 달러) 평균 수출액은 FTA 발효 전 평균보다 각각 34.9%와 502.0% 증가했으나,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하락했다.

■ TRQ 적용 대상 품목, 소진율 평균 50% 수준

FTA TRQ 적용 대상 품목 중 TRQ 소진율이 높은 품목은 치즈류·천연꿀·오렌지·식용 대두·사료용 식물이고, 낮은 품목은 탈·전지분유·조제분유·옥수수전분·감자·보리·맥아·맥주맥과·덱스트린이다.

치즈·오렌지·식용 대두·천연꿀의 TRQ 소진율은 평균 90% 이상이다. 조제분유는 EU와 뉴질랜드로 수입선을 전환하고, 식용유장·버터의 FTA 이행 10년차 TRQ 물량은 무제한이라 TRQ 수입실적이 없다.

■ 농산물세이프가드(ASG) 발동 품목 5개

미국산 콩류, 팝콘, 옥수수(기타)와 메밀은 4년 이상 ASG가 발동됐으며, 곡류・곡물의 분쇄물 등은 ASG가 2차례 발동됐다.

미국산 메밀과 콩류는 2015년에 15%의 중간발동수준 관세율과 주발동수준의 관세율을 모두 적용받았지만, 2016년 이후에는 15년 철폐 일정에 따른 주발동수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2021년 기준 메밀 172%, 녹두 409%, 팥 283%).

그 외에 팝콘(2012~2015년), 옥수수(기타)(2014~2017년), 곡류·곡물의 분쇄물 등(2017년, 2021년)에 ASG가 발동됐다.

■ 미국산 쇠고기 시장점유율 큰 폭 상승

주요 수입 품목인 쇠고기는 최근 국산 한우 가격 상승, 미국산 쇠고기를 거부하는 심리 완화, 가정 내 냉장 쇠고기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쇠고기 수입단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FTA 이행 6~10년차 평균 수입단가는 kg당 7.36달러로 FTA 발효 전 평균보다 36.3%, FTA 이행 1~5년차 평균보다 2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FTA 이행 10년차인 지금 수입량은 25만9000천톤으로 FTA 발효 전 평균 대비 293.5% 증가한 상황이다. 국내산 쇠고기의 시장점유율은 FTA 발효 전부터 2015년까지 40%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미국산 수입량 증가, 암소감축사업과 폐업지원사업에 따른 국내 생산량 감소로 2019년 33.8%까지 하락했다. 최근에는 한우 가격 상승에 따른 국내 생산 규모 확대로 시장점유율이 반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 국산 배 수출, 감소 추세
우리나라 미국 배 수출량은 2018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최근 이상 기온으로 인한 작황 부진, 국산 가격 상승,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배 수출 증가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배 수출량 비율은 FTA 발효 직후 51.8%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FTA 이행 6~10년차 평균 37.9% 수준까지 하락했다. 또 최근 한류 열풍에 따라 아시아 국가로의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미국 수출량 비율이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 수출단가는 FTA 이행 6~10년차 평균 kg당 3.1달러 수준으로 FTA 발효 전 평균보다 24.7%, FTA 이행 1~5년차 평균보다 7.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치, 역대 최대 수출

FTA 이행 10년차 미국 김치 수출량은 7950톤으로 FTA 발효 전 평균 대비 1012% 증가했다. 김치 수출량은 FTA 발효 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고 2021년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위한 관심과 한류 열풍으로 K-푸드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역대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김치 전체 수출량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FTA 발효 전 평균 2.6%에서 FTA 이행 6~10년차 평균 13.8%로 상승했다.

■ FTA 체결국 확대, 대응 방안은

FTA 체결국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수입 농축산물의 국내 시장 점령을 막기 위해서 국산 농축산물의 국내 시장점유율 유지·상승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내산 농축산물의 고품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출하)량 증가는 국산 농축산물의 국내 시장점유율 유지 및 상승을 위한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디지털 농업과 스마트 농업을 적극 활용해 국내산 고품질 농축산물 생산을 확대하고, 소비자 선호 반영한 품목의 생산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농축산물 수출 FTA 협정관세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수출업체 담당자·생산자들을 대상으로 원산지 기준과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위한 서류 관리 방법 교육·관련 제도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