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에 난 ‘들풀’, 훌륭한 사료 원료로 탈바꿈
하천에 난 ‘들풀’, 훌륭한 사료 원료로 탈바꿈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06.2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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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부지 활용 조사료자원 시연회 열려
억새풀 등 들풀 사일리지, 볏짚보다 저렴
유휴부지에서 조사료 생산 활성화 기대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최근 국제 곡물값과 유가 상승 등으로 조사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유휴 하천부지에서 조사료를 생산해 농가의 사료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곳이 있어 화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는 지난 21일 충남 부여군에서 ‘하천부지 활용 조사료 자원 이용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농식품부는 농협경제지주 등과 협조해 유휴지인 하천부지에서 ‘들풀(들에 나는 풀)’을 수거해 사료 자원으로 활용하는 부여군과 부여 축협을 우수사례로 선정하고, 들풀 활용 사일리지 제조 시연과 조사료 이용 기술 등을 선보였다.

우수사례로 선정된 부여 축협은 140㏊의 금강 유역 하천부지 내 들풀을 수거해 연간 875톤의 사일리지를 생산하고, 이를 약 325농가에 환원해 축산농가의 사료비 절감을 돕고 있다.

정만교 부여 축협 조합장은 “하천부지 1㏊에서 9롤(1롤당 350㎏)의 들풀 사일리지가 생산되며, 생산비용은 ㏊당 약 53만원으로 1롤당 6만원가량”이라며 “최근 국내산 볏짚 가격이 롤당 7만5000원 선인 것을 고려하면 들풀을 활용한 사일리지는 사료 가격 상승에 대응해 훌륭한 사료 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천부지 들풀 이용기술을 발표한 박형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초지사료과 연구관은 “하천부지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들풀인 억새는 9월 이전 수확할 경우 조단백질이 최대 11.74%에서 최소 5.18%로 사료적 가치가 볏짚(2.7%)에 비해 우수하다”고 말했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 직무대리는 “이번 이용시연회가 유휴부지 활용 조사료 생산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축산농가와 관련 업계가 신규 조사료 생산부지를 확보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는 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축산농가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자 지난 3월부터 지자체, 농축협 및 관련 협회 등과 함께 조사료 수급 안정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하천부지 등 유휴지를 활용한 조사료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시연회를 열게 됐다. 이를 위해 ‘하천법’ 소관 부서인 환경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들풀을 수거하고 사일리지를 제조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천부지 등 유휴부지를 적극 발굴해 국내 조사료 자원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수입산 조사료 가격 안정화를 위해서도 올해 하반기 수입 조사료 쿼터 물량을 최소 20만톤 이상 추가 운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