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방농협 APC 서재윤 “농가들 소득도 시간도 쑥쑥…보람 큽니다”
[인터뷰] 배방농협 APC 서재윤 “농가들 소득도 시간도 쑥쑥…보람 큽니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7.0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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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건축, 준공까지 전 과정 담당한 실무자
이전행 조합장이 부지 자금 줄여 설립 문턱 낮춰
1일 오이 8톤 처리...회원가입 폭발, 농가 만족도 상당해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려 시원한 오이냉국 생각이 간절한 요즘, 오이 주산지인 배방농협(조합장 이전행)은 하우스 오이 출하를 마치고 노지 오이 출하 지원에 힘쓰고 있다. 충남아산의 배방지역은 오이 재배 역사가 전국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유서깊은 곳이다. 시설하우스 재배역사가 70년이 넘은 곳도 국내에선 흔치 않다고.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은 후보시절 공약사항인 APC 센터를 지난 4월 준공했다. 오이 출하가 막 시작되는 5월부터, 농가들은 아침에 수확한 오이를 APC 센터에 내고 오후엔 여가를 즐긴다거나 재배기술 공부를 하는 등 한층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문을 열자마자 관내 30여 농가가 회원으로 참여해 신규 회원을 받을 여력이 없을 정도이지만, 설립에 이르기까지는 막대한 자금 투입에 대한 부담으로 난관을 거쳐야 했다.

“이전행 조합장님께서 농협의 육묘장 유휴부지를 활용해 자금부담을 대폭 줄인 게 APC 센터 설립의 첫 발이 되었습니다.”

이 조합장이 빗장을 열고 유능한 농협 직원이 주춧돌을 놓은 배방농협 APC 센터의 설립과정을 주인공인 서재윤(과장보) 씨에게서 들었다.

배방농협 APC 서재윤
배방농협 APC 서재윤(과장보)

-APC 센터 설립에 깊게 관여했다고.

농협에서 근무한지 11년째다. 이번 APC 센터는 입찰부터 보조사업 따오는 것, 건축공사까지 도맡았다. 사실 안 해 봤던 업무여서 많이 어려웠고 공부도 많이 했다. 그동안 판매사업에만 열중했는데 거대한 계약이며 공사며, 업무 스케일이 커졌다. 어려울 때마다 주위에서 다들 도와주셔서 무사히 넘겨 여기까지 왔다.

-APC 필요성은 다들 느끼지만 자금부담이 크던데.

이것저것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조사업들을 샅샅이 찾아 연결해 자금부담을 최대한 낮췄다.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지원이라든가 유통시설현대화지원사업에도 포함되더라. 물론 그러고도 자부담이 적잖이 들어갔다. 부지 구입에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데 이전행 조합장님께서 농협의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쪽으로 아이디어를 내자 다들 좋아하셨다. 그렇게 한 푼씩 한 푼씩 예산절감 방안을 찾아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보람이 크겠다.

이렇게 많이 가입하실 줄 몰랐고 이토록 만족도가 높을 줄은 몰랐다. 그만큼 잘 운영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30여 농가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들어오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못 받고 있다. 오전에 수확해서 센터에 갖다주면 오후에는 자기 시간을 즐기니까 다들 좋아하신다. 선별장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동하는데 1일 처리규모가 8톤이다. 농가들은 오후 2시면 모두 낸다. 오이 성출하기인 5월 현재 하루 8톤 분량이면 10kg 박스로 800개에서 1000박스를 출고하는 셈이다. 지금 상황을 봐서는 제2 센터가 필요한 것 같다.

-어떤 점이 좋아졌는지.

농가수취가가 높아졌다. 우리보다 먼저 APC센터를 정착시킨 선진 농협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정도다. 저흰 3일 간격으로 정산하는데 기계로 크기별 품질별로 선별하니 상품의 품질이 전체적으로 높아져 좋은 값을 받고 농가는 돈이 바로바로 들어오니 매우 좋아하신다. 여가시간이나 재배역량에 힘 쏟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장점이다. 과거엔 오전에 수확해 오후에 농가가 직접 선별하느라 하루종일 일해야만 했다.

배방농협(조합장 이전행) 육묘장 유휴부지를 활용해 올해 4월 29일 준공한 배방 APC 센터. 막대한 자금투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주위의 우려가 컸지만 이전행 조합장이 유휴부지 활용 등 자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착공할 수 있었다.
배방농협(조합장 이전행) 육묘장 유휴부지를 활용해 올해 4월 29일 준공한 배방 APC 센터. 막대한 자금투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주위의 우려가 컸지만 이전행 조합장이 유휴부지 활용 등 자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착공할 수 있었다.

-APC 센터에 대해 정의하자면?

‘고령화된 농촌의 일손 도우미’라고 부르고 싶다. 농업인 고령화로 직접 일할 여력이 달리고 일손을 구하기도 힘들어 농촌은 인력난이 상시 존재한다. 최근엔 코로나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원활하지 않아 더 심했다. APC 센터는 그런 답답한 농촌의 등을 긁어주는 효자손이랄까….

(배방농협은 5~6월 홍수출하되는 오이를 가공해 '아산맑은 통오이지'를 지난 2020년 12월 출시하고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에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는 하나로마트에서 범위를 넓혀 일반 유통업체까지 진출을 추진중이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