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쌀도 재고가 문제…팔 곳 없는 농가 '한숨'
유기농 쌀도 재고가 문제…팔 곳 없는 농가 '한숨'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07.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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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쌀 수요처 늘릴 방안 모색해야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최근 쌀 시장이 넘치는 재고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친환경 쌀 또한 재고 부담의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친환경농업협회에 따르면,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친환경 쌀 재배 농가들이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의 한 농가에서는 “톤백(800㎏)으로 20~30포대 정도 유기농 쌀이 쌓여 있다. 판로가 마땅치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유기·무농약을 합친 친환경 벼 생산량은 15만7512톤으로, 이를 쌀로 환산하면 약 11만톤이 된다. 이 가운데 45%가량은 학교급식으로 납품된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까지는 4만4000톤가량이 매년 학교급식으로 들어갔다. 

친환경 쌀 재고 문제는 올해 일반 쌀 시장에서 나타나는 공급 과잉에 따른 수급불균형 문제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실제로 친환경 쌀의 절반가량을 소비하는 학교급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 5월 이후에나 정상화된 반면 친환경 쌀 생산량은 코로나19가 창궐한 2년간 늘어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쌀 생산량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강용 친환경농업협회장은 “일반 쌀 재고 문제와 맞물려서 친환경 쌀 또한 생산량이 많다 보니 재고 처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고 해결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자조금으로 유기농 쌀 수출이나 판촉전 등을 고민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친환경 농산물의 판로 자체를 확대하는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용 회장은 “일시적인 소비 촉진 사업들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정도에 지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또 일반 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는 친환경 쌀을 저렴하게 무작정 시장에 내놓으면 기존에 형성된 시장가격을 무너뜨릴 수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친환경 농산물 수요처 자체를 확대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