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5만톤 처리] "RPC농협이 재고 안고 중앙회가 손실보전"
[농협 5만톤 처리] "RPC농협이 재고 안고 중앙회가 손실보전"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7.2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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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DSC농협조합장 회의 개최
DSC→RPC로 남는 물량 이동시켜
손실보는 RPC 한해 중앙회가 보전

"DSC→민간도매상에 흘러가면 쌀값 더 하락"

"8월이면 조생종 나와..바닷물에 빠뜨리든 해야 할 거 아냐"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가 전국 농협의 쌀 과잉물량 5만톤에 대한 처리방안을 놓고 고심중인 가운데, 비RPC농협의 재고물량을 RPC농협이 떠안은 다음 손실을 본 RPC농협에 한해 중앙회가 적자보전을 해 주는 방안이 제기됐다. 

충남지역 DSC농협이 지난 23일 서산에서 '충남DSC농협조합장 회의'를 열고 2021년산 재고물량 5만톤에 대한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광천농협(이보형 조합장), 근흥농협(조한민 조합장), 배방농협(이전행 조합장), 부석농협(우상원 조합장), 성연농협(박상순 조합장), 음봉농협(정하선 조합장), 지곡농협(김종길 조합장) 등 지역의 중요 농협이 참여했다. 
충남지역 DSC농협이 지난 23일 서산에서 '충남DSC농협조합장 회의'를 열고 2021년산 재고물량 5만톤에 대한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광천농협(이보형 조합장), 근흥농협(조한민 조합장), 배방농협(이전행 조합장), 부석농협(우상원 조합장), 성연농협(박상순 조합장), 음봉농협(정하선 조합장), 지곡농협(김종길 조합장) 등 지역의 중요 농협이 참여했다. 

 

지난 23일 서산의 한 농협에서 열린 '충남DSC농협조합장' 회의에서 쌀 현안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쌀 시장격리가 단행됐지만 재고 걱정이 여전한 현실에서 농협 조합장들이 해결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정부는 앞서 올해 2월과 5월 쌀 27만톤을 시장격리한 데 이어 이달 18일 3차로 10만톤에 대한 매입을 단행했다.

이날 회의에선 3차 격리물량으로 논의됐던 15만톤 중 매입물량에 포함되지 않은 5만톤의 처리를 놓고 농협 조합장들이 분주히 의견을 나눴다. 

광천농협(이보형 조합장), 근흥농협(조한민 조합장), 배방농협(이전행 조합장), 부석농협(우상원 조합장), 성연농협(박상순 조합장), 음봉농협(정하선 조합장), 지곡농협(김종길 조합장) 등 지역의 중요 농협이 참여했다. 

전국 지역농협들은 지난해 수확기(10~12월) 농협의 농가벼 매입이 시작된 이래 최초로 194만톤이라는 최대규모의 물량을 매입했다. 평년 대비 30% 이상 많은 양으로, 이 중 80만톤을 DSC 농협들이 사들였다. 반면 쌀값은 수확기 이후부터 내리 하락해 손실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올해 추석(9월 10일)이 이른 탓에 8월말이면 조생벼 출하가 시작되므로 2022년산 신곡 매입을 위해 창고를 비워야 한다. 

회의를 마치고 농협 조합장들이 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된 쌀포대를 바라보며 근심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회의를 마치고 농협 조합장들이 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된 쌀포대를 바라보며 근심에 잠겨 있는 모습이다.

조합장들은 최적의 방안에 대해 농협중앙회가 5만톤에 대한 시장격리를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재고처리와 신곡매입에 대한 부담을 가장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회는 쌀을 현물로 사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건 창고 부재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DSC농협의 남는 물량을 RPC농협이 사서 운영하다가 손해를 본 부분에 대해 농협중앙회가 보전을 하는 방안이 차선책으로 제기됐다. 

지난 수확기 충남 농협들은 농가벼를 6만6~7000원에서 7만원까지 값을 주고 사들였다. 하지만 현재 벼값은 40kg 한 가마에 5만1000원선에서 거래될 정도로 시세가 추락했다.  

농협 중에서도 도정시설이 있는 RPC농협은 쌀을 팔아 재고부담을 덜 수 있지만 저장시설만 갖춘 DSC농협(비RPC농협)은 고민이 깊다. 지속적인 쌀값하락을 기대하는 민간 임도정공장이나 도매상들이 시세보다 낮은 값이 아니면 벼 거래에 나서지 않는 것이 큰 원인이다. 또 본래 DSC농협(비RPC농협)→RPC농협→마트로 이어지는 유통 파이프라인이지만 RPC농협들도 지난해 사들인 물량이 많아 DSC농협과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조합장은 "농협중앙회가 DSC에 직접 손실보전을 해 주면 시장질서가 무너진다"며 "DSC에서 민간으로 벼가 나가면 제각각 얼마에 팔지 모른다. 벼값 시세가 현재 5만 초반대에서 4만 얼마로 곤두박질 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RPC농협이 DSC농협에서 벼를 산 다음 수확기 즈음까지 재고를 털지 못하는 RPC농협에 한해 중앙회가 손실보전을 해 주면 쌀값도 지키고 농협들의 손실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RPC농협의 벼 판매는 농협경제지주 양곡부를 거쳐 민간 도매상에게 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PC농협에서 민간으로 벼가 팔릴 때 투매(덤핑)로 인한 쌀값 하락을 예방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조합장들의 의견 교류 과정에선 상황의 긴박함이 반영됐다.  

벼 재고를 다 털어낸 한 조합장은 "DSC들이 벼가 남아 걱정하는 것 아니냐"며 "그럼 이걸 북한에 갖다주든 바닷물에 빠뜨리든 빨리 없애야 될 것 아니냐, 낼모레 벼 수확하는데 엇다가 놓으라고"라며 정부와 중앙회의 조속한 대처를 촉구했다. 

이날 조합장들은 회의에서 도출된 의견들을 정리해 곧 전국 규모의 회의를 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