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수급안정 위한 생산자조직 역할 확대를
[기자수첩 米적米적] 수급안정 위한 생산자조직 역할 확대를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08.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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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중 기자

지난 3월 정부세종청사 앞에는 양파가 쌓여 있었다. 2021년산 저장양파 가격이 폭락하자 전국에 있는 양파 생산자들이 정부의 수급 대책을 요구하며 세종으로 모여 양파를 적재했다. 양파 가격이 계속해서 내려가자 2022년산 조생양파 밭을 갈아엎기도 했다. 이 당시 양파 도매가격은 ㎏당 150~200원이었다.

이날 양파를 쌓으며 목소리를 높였던 이들은 후덥지근한 여름날 다시 세종을 찾았다. 2022년산 중만생종 양파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가 가격안정을 위해 관세를 낮춰 양파 수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해서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눈치다. 생산자들은 생산비가 크게 상승해 가격이 올라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분위기다. 지난달 양파 평균 도매가격은 ㎏당 1356원이었다.     

반년 남짓한 기간에 양파 생산자들은 가격이 곤두박질쳐서 울고, 천정부지로 솟아서도 울었다. 양파 가격은 매년 널뛰기를 반복한다고 하지만 불과 몇 개월 전 큰 비용을 들여 넘쳐나는 양파를 폐기처리 했는데, 이제는 양파가 부족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에서는 공급량이 넘치면 산지폐기, 출하연기 등 양파를 시장에서 격리한다. 반대로 공급량이 부족하면 중국 등에서 양파를 급하게 사들여와 시장에 유통한다.

상황이 이러자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를 풀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잠깐의 임시방편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산업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가지 중장기적인 대책의 예시로는 의무자조금 단체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생산자조직이 직접 수급안정 대책에 참여하고, 스스로 자율적인 수급조절을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춘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미 마늘·양파 등 일부 품목 의무자조금 단체는 자율적인 재배면적 조절 등을 위해 경작신고제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물론 단체가 기반을 닦기까진 정부의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해 동안 몇 번이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농산물 가격에 농가들이 혼란스럽다. 하루빨리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