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없는 물관리위원회…뿔난 쌀 재배농가들
농민 없는 물관리위원회…뿔난 쌀 재배농가들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2.08.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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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전업농, ‘농업인 참여 촉구’ 전국 현수막 걸어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 구성…농민단체, 농업계 인사 6명 추천
이은만 회장 “4대강 보 철거‧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등 농업인 없이 해결 못해”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제2기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 구성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농업을 대변할 수 있는 농업계 인사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농업 현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를 비롯한 쌀전업농 경기도, 강원도, 충북도, 경북도, 경남도, 전북도, 전남도는 제2기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에 농업인 참여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제2기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수량·수질·수재해·환경 등 물 관련 정책과 쟁점을 다루는 통합 물 관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유역간 물 분쟁에 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한다. 2018년 제정된 물관리기본법이 2019년 시행되면서 같은 해 1기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가 출범했다. 물관리기본법은 국가물관리위 위원을 공무원과 민간을 포함해 30명 이상 50명 이내에서 구성하도록 했지만 1기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선 사실상 농업 현장을 이야기할 농업계 인사가 참여하지 못했다.

1기, 농업‧산림 분야 위원 고작 1명 
문제는 국가‧유역물관리 의사결정기구인 물관리위원회에 농업용수 수요자의 참여가 이뤄지지 못해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등 물관리정책 수립과정에서 하굿둑 해수유통, 농업용 저수지 다목적 활용 등의 현안 대응에 한계를 보이며 농업 현장의 크고 작은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가물관리위원회 민간 위촉위원 28명 중 농업‧산림 분야 위원은 1명에 불과하고, 시민단체 4명도 농업용수와 관련성이 거의 없으며, 유역물관리위원회의 경우 낙동강유역위원회에 참여한 1명에 불과하다.

보다 못한 쌀전업농 결국 나서
상황이 이렇자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를 중심으로 농업계가 제2기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에 농업인 확대 참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은만 회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스마트 농업용수관리, 4대강 보 철거 및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등의 문제에 농업계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 전체 사용량 중 40% 이상을 사용하는 농업인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인 참여를 막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이 회장은 “물의 관리와 배분은 사회통합과 발전의 요소다. 자국의 식량주권은 물론 생명·환경산업인 농업이 국가 물관리정책에서 조차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농업인들이 가지는 박탈감은 그간의 타 정책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농업용수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형식적인 정부 위원회가 아닌 진정한 국가와 지역 물관리정책을 고민하고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거버넌스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농업인들도 수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역물관리위원회는 빠르면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정부 측 관계자는 현재 정부 인사와 관련된 부분들이 정체되고 있어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현재 농업계에선 농업계 인사 3명 이상 포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으로 현재 농민단체에선 6명의 농업계 인사를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