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 판매, 농협 책임 강화해야
[사설] 쌀 판매, 농협 책임 강화해야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8.1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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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농협중앙회가 유례없는 쌀값 폭락과 산지농협 과잉재고로 2022년산 신곡을 매입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여 쌀 산업이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고, 그동안 현장에서 건의된 여러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전체 쌀 사업 참여농협에 대해 ‘쌀 산업 안정 특별지원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농협은 올해 벼 수매를 위한 창고 공간 확보를 위해 무이자자금 3000억원을 투입해 창고 공간이 부족한 농협이 보유한 쌀 8만톤을 별도 창고로 이동・보관하는데 소요되는 제반비용과 전국 벼 수매 농협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여 쌀 산업 기반 육성과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235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의 쌀산업 지원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이런 단기적인 대책이 아니라 농협이 쌀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농협은 벼를 매입해 수탁판매를 하고 있다. 수탁판매는 벼 매입가를 정하지 않고 조합원이 생산한 쌀을 농협이 판매한 뒤 가격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농가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벼를 매입할 때 우선지급금을 지급하고 있다.

농협의 수탁판매는 협동조합 정신에 위배된다. 농협은 농민 조합원이 생산한 벼를 적정가격에 매입하고 쌀을 매입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수탁판매를 하다 보니 판매에는 적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현재는 민간RPC에서 벼 가격을 정해서 매입하고 있다.

농협의 수탁판매는 정부가 2010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농가와 협상을 통해 벼 매입가격을 결정하는 매취방식이었다. 매취방식은 농협이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이유로 폐지하고 수탁판매로 전환했다. 그 결과 농협은 쌀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다. 쌀값을 낮춰 팔아도 농협은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농협의 기본은 판매사업이다.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제값을 받도록 해야 한다. 쌀도 농협이 책임지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매취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농협의 기본이자 쌀값에 대한 농협이 책임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