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열풍이용 건초생산 시스템’ 개발
농진청, ‘열풍이용 건초생산 시스템’ 개발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2.08.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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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건초 대비 약 54% 비용 절감 가능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현장 실증 중인 열풍 이용 건초생산 시스템.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열풍이용 건초생산 시스템’을 통해 수분 함량이 균일한 건초를 날씨 관계없이 생산할 수 있게 돼 국내 풀사료 수급 향상이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지난 17일 국내 건초(마른 풀사료) 제조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열풍이용 건초생산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풀사료는 반추가축에 꼭 필요한 먹이이고, 그중 건초는 저장과 유통, 가축 급여가 편리해 축산농가에서 선호한다. 건초는 수분 함량이 20% 미만인 풀사료로 자연조건에서 4일 이상 말려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겨울 사료작물을 주로 논에 재배하고 있는데 풀사료 수확 이후 곧바로 모내기가 이어지고 5월 전국 평균 강우 일수는 16일로 비가 자주 내린다. 이러한 이유로 풀사료 생산량의 약 79%를 수분함량 20% 이상인 담근 먹이(사일리지)로 이용하고 있다.

국산 풀사료의 불균일한 수분 함량은 축산농가의 주요 불편사항으로 작용해 수입 건초의 수요를 증가시켰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풀사료의 약 17.3%(90만톤)를 미국, 호주 등에서 건초로 수입하고 있다. 

농진청은 최근 건초 생산국의 잦은 기상 이변과 물류 공급망 차질로 수입 풀사료 가격이 상승해 축산농가의 생산비 상승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입산 풀사료 수요가 늘어날수록 국내 풀사료 생산기반이 위협받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우수 품질, 유통‧보관이 편리한 건초의 생산 확대 기반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기상과 관계없이 뜨거운 바람으로 건초를 만드는 ‘열풍이용 건초생산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관련 기술 3건을 특허 출원했다고 밝혔다.

개발 시스템은 해체절단, 열풍건조, 압축포장 등 3단계 공정을 거쳐 시간당 400kg 정도의 건초를 생산할 수 있다. 건초의 수분 함량은 농가의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으며, 10~15㎏ 단위로 압축 포장이 가능해 유통과 가축 급여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열원은 가스, 전기, 목재 압축연료(펠릿), 우분고체 연료, 폐열 중에서 여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축산원은 국내 사료작물 중 생산량이 가장 많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열풍 건조해 생산한 건초의 추정가격은 1kg당 약 357원 정도이며 주요 수입 건초인 티머시의 소비자 가격(1kg당 773원)보다 54% 정도 저렴하다고 밝혔다. 또 열풍건조로 만든 건초는 수분 함량이 균일해, 가격과 품질 면에서 국산 풀사료의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지난 6월부터 풀사료 주요 생산지인 경주에서 현장 실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익산에서 시범운영(9월)도 준비하고 있다. 농진청 ‘2023년 신기술보급 사업’과 농림축산식품부 ‘풀사료 생산기반 확충사업’을 연계해 2024년까지 풀사료 생산 경영체와 유통센터에 보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건초생산 시스템은 현장 실증을 위해 설치한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약 1억9800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 축산원은 향후 정부의 풀사료 생산기반 확충사업과 연계해 자부담을 60%로 할 수 있게 된다면 1억1880만 원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농가 상황에 따라 해체기와 압축기 구성을 달리해 설치 비용을 조절할 수 있으며 6년 정도 사용하면 투자 비용을 회수할 만큼의 이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