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ASF, 추석은 가족을 만날 수 없는 명절
[기자수첩 米적米적] ASF, 추석은 가족을 만날 수 없는 명절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2.08.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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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진 기자

지난 5월 26일 강원 홍천지역에 이어 지난 18일 양구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양돈농장에서 발생해 인근 지역의 돼지 5600마리를 살처분했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경북 영주시에 야생멧돼지 2마리가 ASF에 확진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시급하게 심야 방역 대책을 갖고 전국 확산 방지에 기울이고 있지만, 영주시에서의 야생멧돼지 ASF 발생에 적지 않게 놀란 모습이다. 지난달 말 충북 단양에서 확인된 지 한 달 만에 14km 정도 떨어진 경북 영주에서 발생해 언제 어디서 뚫릴지 모르는 상황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ASF는 감염력과 치사율이 높아 발병하면 대규모 살처분과 입식 제한으로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양돈농장에서의 ASF는 지난 2019년 9월 첫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 10개 시군 23건, 야생멧돼지는 지금까지 전국 28개 시군 2655건이 발생했다. 특히 매년 8~10월은 집중호우와 태풍, 멧돼지 먹이활동 증가 등으로 오염물이 농장 내로 유입돼 ASF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시기다.
실제 지난 2년간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생은 추석 전후로 나타났다. 이에 양돈농가에게 추석은 가족을 만날 수 없는 명절로 자리 잡게 됐다. 올해도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양구지역 ASF 발생과 관련해 “추석 연휴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귀성객의 농장 방문 자제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라고 당부했다.
ASF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는 꾸준히 발생하고 충북에 이어 경북으로까지 확산했다. ASF 발생의 주범인 야생멧돼지 확산 저지 대책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생산자단체는 야생멧돼지 포획을 강화하려다 환경부의 반대로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멧돼지에 대한 관리는 환경부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피해는 양돈농가에게 집중되고 있는 만큼 농식품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료 가격 폭등으로 생산비조차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돈농가에게 ASF로 인한 피해가 더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 서둘러 야생멧돼지 포획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차단 방역을 강화함으로써 내년 추석에는 양돈농가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명절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