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값 대책의 골든 타임
[사설] 쌀값 대책의 골든 타임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8.3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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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지난해 2021년산 쌀값은 특이점을 보였다. 2021년 10월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쌀값은 풍년이 예상된 상황에서도 20kg 기준 5만6803원으로 같은 해 9월 25일 쌀값 5만3816 원보다 13.4% 올랐다. 이를 두고 추석 명절에 조생종 햅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쌀값이 올랐다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2020년산 쌀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20년 6~7월 쌀값은 소폭 상승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2020년 8월~9월은 쌀값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이 오른다는 것은 현장에 쌀이 적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2021년 7월 25일 쌀값은 4만7832원이었지만 2개월 후인 9월 25일 쌀값은 4만8329원으로 497원이나 올랐다. 수확기를 앞두고 1% 넘게 쌀값이 올랐다. 그리고 10월 5일 신곡 가격이 13.4%로 급등했다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쌀 통계의 문제점도 있지만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구곡 가격이 수확기를 앞두고도 가격이 낮아지지 않은 점이 오히려 더 특이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10월 쌀값이 특이하게 올랐다며 시장격리 의무화를 하게 되면 이런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곡 쌀값이 오른 것은 2021년산의 생산량 문제가 아니라 2020년산 쌀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동으로 시장격리를 제때 제대로 했다면 쌀값의 폭락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쌀 생산량이 많기에 가격은 내려갈 수는 있어도 폭락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농민들이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농식품부에서도 ‘더 빨리 더 많이’ 격리하는 것을 목표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

골든 타임으로 의학계에서 외상을 입었을 때, 내외과 치료를 받아 죽음에 이르는 것을 방지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간대를 말한다. 골든 타임은 ‘외상 발생 시 신속한 개입을 위한 핵심 원칙'이다.

쌀값이 하락했을 때 이를 막고 회복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은 언제일까. 농가들은 쌀값이 정해지기 전인 수확기를 가장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9월이 지나기 전에 쌀값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골든 타임을 놓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