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연일 떨어지는 쌀값에 수확기 앞두고 ‘울상’
[기자수첩 米적米적] 연일 떨어지는 쌀값에 수확기 앞두고 ‘울상’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2.09.22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정민 기자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다’, ‘해야 한다’ 말장난으로 지금 우리 벼 재배 농가를 우롱하고 있는거야. 봐 지금 쌀값이 어떤지. 아직 창고에 2021년산도 넘쳐 난다며. 이제 곧 수확인데 지금 쌀값이면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하는거야.”

정부가 쌀 수급불균형을 막고 쌀값 안정을 꾀하겠다며 공익직불제와 함께 도입한 쌀자동시장격리가 제대로 발동되지 않아 2021년산 쌀값 하락을 부축였다는 의견이 농업 현장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2021년산 수매시기부터 2022년산 쌀 수확기를 앞둔 지금까지 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20kg 기준 쌀값은 전년보다 24%, 벼값은 40% 하락해 쌀 재배 농가 피해가 큰 상황이다.

문제는 아직 2021년산 재고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으로, 곧 수확되는 2022년산 쌀값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수확 전부터 벼 재배 농가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농업 현장에선 정부가 공익직불제를 시행하기 위해 발동 계획 조차 없는 쌀자동시장격리를 양곡관리법에 명시했으며 이는 국가 식량안보의 주요 품목인 벼 재배 농가를 우롱한 처사였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쌀값 하락에 농업 현장 분위기가 격앙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선 최근 쌀자동시장격리 발동 등의 내용을 담은 양곡관리법개정안이 발의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신중을 기하는 모양세다. 쌀자동시장격리가 원래 목적대로 발동될 시 오히려 쌀과잉 생산 문제를 부축일 수 있다는 이유다.

물론 정부의 입장도 이해는 가는 부분이다. 현재도 쌀 수급불균형 문제로 연간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는 상황이니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부담을 문제로 벼 재배 농가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은 좋지 못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쌀과 관련된 문제는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도, 현재도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해야 한다’가 아닌 ‘할 수 있다’ 등과 같이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은 작은 글씨 하나라로 배신감을 느끼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정부는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귀기울이고 함께 방안을 만들고 자 움직임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당장 내일 하루를 살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향후 100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장기적 정책 마련이 필요한 기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