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4대 과일 ‘바이러스·바이로이드병’ 실증 연구 결과 발표
농진청, 4대 과일 ‘바이러스·바이로이드병’ 실증 연구 결과 발표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2.10.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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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6품종 조사 완료…무게 절반, 색소 함량 최대 80% 감소
과수 바이러스‧바이로이드 감염 피할 수 있는 무병 묘목 중요해
실증 재배지의 무병묘 사과(왼쪽)와 바이러스 감염 사과. (사진 출처=농촌진흥청)
실증 재배지의 무병묘 사과(왼쪽)와 바이러스 감염 사과. (사진 출처=농촌진흥청)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과일나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고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어 무병 묘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과수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 감염 피해를 정밀 분석하고 무병 묘목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자체 조성한 실증 재배지에서 2년 동안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실증 재배지는 같은 환경 조건에서 바이러스‧바이로이드에 단독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감염됐을 때 나무 자람(생장) 상태와 과일의 수량, 품질 영향을 정밀 평가하기 위해 조성됐다. 이곳에서는 ▲사과 ‘홍로’, ‘후지’ ▲배 ‘원황’, ‘신고’, ‘추황배’ ▲복숭아 ‘천중도백도’, ‘장호원황도’ ▲포도 ‘캠벨얼리’, ‘거봉’, ‘샤인머스켓’ 총 10품종을 재배 중이다. 무병묘와 함께 바이러스‧바이로이드에 단독 또는 복합 감염된 묘목이 품종별로 5∼20그루씩 총 4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농진청은 연구진이 실증 재배지에서 열매가 달린 뒤부터 두 해에 걸쳐 9품종에 대해 조사를 진행, 현재까지 6품종의 분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사과 ‘홍로’의 경우 사과황화잎반점바이러스, 사과줄기홈바이러스, 사과줄기그루빙바이러스, 사과과피얼룩바이로이드 4종의 바이러스‧바이로이드에 동시 감염됐을 때 열매달림량(착과량)이 최대 40.2% 줄어들었다. 특히 사과과피얼룩바이로이드에 감염된 열매는 사과 껍질의 안토시아닌 함량이 최대 78.8%까지 줄었다.

배 ‘신고’ 품종도 사과줄기그루빙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무게는 7.2%, 당도는 6.1%가량 떨어졌다. 또 감염 나무의 배를 반(종경)으로 잘랐을 때 왼쪽과 오른쪽이 비대칭인 열매 비율이 나무당 최대 70%까지 발생해 외형적인 과일 품질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숭아 ‘천중도백도’는 사과황화잎반점바이러스와 호프스턴트바이로이드, 2종 복합 감염으로 열매 무게가 29% 줄었다. ‘장호원황도’의 경우에도 2종에 복합 감염됐을 때 열매 무게는 34.8%, 당도는 15% 떨어졌다. 또 두 품종 모두 감염묘 열매는 익은 시기(숙기)가 최대 11일까지 늦어졌다. 

포도는 ‘캠벨얼리’와 ‘거봉’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캠벨얼리’의 경우에는 포도잎말림바이러스-1에 감염된 열매의 당도가 12% 떨어졌다. 포도얼룩반점바이러스에 감염된 ‘거봉’은 익은 시기(숙기)가 일주일 이상 늦어지면서 착색이 좋지 않았고 껍질 색소를 분석한 결과 안토시아닌 함량이 29.6% 줄어들었다.

농진청은 앞으로 실증 재배지와 농가의 무병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 실증 재배지 개방, 홍보지 발간, 영농 교육을 통해 무병묘의 가치와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실증 재배지를 둘러본 송재관 장수군 발방농원 대표(장수사과품질관리사)는 “수십 년간의 사과 재배 경험으로 바이러스‧바이로이드 감염 영향은 대략 알고는 있었으나 다양한 감염 조합과 과일의 품질‧증상을 한 곳에서 무병묘와 비교, 관찰해보니 극명한 차이를 실감했다”며 “이러한 실증 재배지 관찰은 과수원을 새롭게 조성하거나 무병묘를 접해보지 않은 농업인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장은 “그동안 농업인들은 과일의 수량과 품질이 떨어지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과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라며 “실증 재배지 결과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피해를 올바르게 알고 무병묘의 필요성에 공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