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정작 중요한 게 빠졌다
[기자수첩 米적米적] 정작 중요한 게 빠졌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11.03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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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중 기자

가을 하면 떠오르는 꽃은 국화다. 해가 짧아지고, 날이 쌀쌀해질 때가 되면 전국 곳곳에서 국화를 소재로 축제를 연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역시 화훼공판장이 있는 양재동에서 국화 축제를 열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꽃을 이용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화훼산업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도 개최돼 큰 관심을 끌었다. 화원 종사자, 플로리스트, 화훼 생산 농가까지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고, 3시간가량 꽃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꽃 시장은 ‘반려 식물’ 등으로 잠깐 인기가 있었으나, 생각보다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여전히 국민 대부분은 꽃을 사치품으로 여기고 있고, 꽃 가격이 비싸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런 내용과 함께 우리나라는 점점 더 선진국이 되고 있고, 국민 소득은 오르고 있지만 반대로 꽃을 사는 일에는 아직 소극적이라는 의견이 자주 나왔다.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화훼 소비가 부진한 점 외에도 생산·유통·수출입상의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경영압박에 시달리며 꽃 생산을 포기하는 농촌 현장과 화훼 도매유통을 책임질 공영시장의 부족과 시설 노후화, 수입 꽃 시장은 확대되는 반면, 줄어들고 있는 국산 화훼 수출 등 해결이 필요한 수많은 과제가 언급됐다. 현장을 찾은 산업 관계자들은 이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화훼산업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열정으로 가득 찼던 심포지엄 현장은 청중석에 앉아 있던 한 교수의 발언 이후 김빠진 콜라처럼 허무하게 변해버렸다.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화훼 생산 현장의 생생한 고충을 듣고 정책을 설계해야 할 농식품부 관계자가 현장에 없었다는 지적이었다. 

화훼산업법이 만들어지고, 산업 진흥을 위한 중장기적인 종합계획이 나왔으나 큰 기대가 안 됐던 것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이런 행사는 늘 이렇게 치러졌던 것처럼 생각하며 허탈하게 웃는 참석자들의 얼굴이 떠오르니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