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맛좋고 몸에 좋은 우리 고구마, 이제는 세계로!
[전문가 칼럼] 맛좋고 몸에 좋은 우리 고구마, 이제는 세계로!
  • 이형운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농업연구사 webmaster@n896.ndsoftnews.com
  • 승인 2022.11.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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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운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농업연구사

고구마는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비타민(B1, B2, C, E), 미네랄(Ca, Mg, K, Zn), 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권장하는 건강 식품이다. 우리나라 고구마의 농업생산액은 2020년 기준 7,948억원으로 식량작물 중에서 벼 다음으로 높다. 농가 소득은 2021년 기준 10a당 2,005천원으로 식량작물 중에서 가장 높다.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고구마는 우리나라 농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구마 점유율은 국내 품종이 36.9%로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품종 미상, 외래품종 등 재배가 상당량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일본이 종묘법을 개정해 품종 등록 시 재배 지역과 수출 목적지를 따로 지정하는 등 지식재산권 보호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인 고구마 연구기관인 국립연구개발법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는 2021년 7월에 우리나라에 ‘추라카나사’ 라는 고구마 품종을 첫 출원하였고 2022년 9월에 ‘아카네미노리’라는 품종을 출원하였다. 일본의 자국 품종보호 노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일본 품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고구마 품종 보급을 신속히 확대하는 등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달고 맛있는 고구마를 좋아해 일본 고구마 품종을 많이 재배하고 있으나 일본 품종은 맛은 좋지만 국내 품종보다 병해에 약하거나 수량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외래 품종을 대체하고 국내 고구마 점유율 및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하고 우수한 고구마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품종 점유율은 2016년 14.9%에서 2022년 36.9%로 2.5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호감미’는 기존에 많이 재배된 일본 품종 ‘안노베니’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2022년 기준으로 국내 호박고구마 시장의 33.5%를 차지하며 호박고구마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호감미’는 외래 품종보다 덩굴쪼김병과 더뎅이병, 뿌리혹선충에 강하고 맛은 대등하며 외관 상품성은 더 우수하다. 밤고구마인 ‘진율미’는 밤고구마 시장 점유율의 60% 가량 차지하며 2022년 기준 밤고구마 점유율 1위를 지켰다. ‘진율미’는 식감이 부드럽고 수확 직후에도 단맛이 강하다. 조기재배 수량이 헥타르(h)당 24.2톤으로 많은 대표적인 조기재배 품종이다. ‘소담미’는 단맛이 강하고 외관상품성과 저장성이 우수한 품종이다. 보급 2년 만에 재배면적이 1,396ha로 늘면서 2022년 기준 국내 점유율 4위를 차지했다. 경기도에서는 ‘소담미’의 점유율이 ‘베니하루카’를 역전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산 고구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생고구마 수출금액은 2017년 789천 달러에서 2019년 807천 달러, 2021년 1,518천 달러로 증가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국내 육성 고구마 품종도 해외 소비자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강원도 원주의 동보농산(이동보 농가)은 2020년에 ‘호감미’와 ‘단자미’를 홍콩에 14.6톤을 수출해 수출액 51.7백만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수출액은 3.3배, 수출물량은 3.5배 증가한 양이다. 전북 김제의 강보람고구마(강보람 농가)는 올해 시범적으로 ‘소담미’ 품종을 홍콩에 5톤 가량 수출했으며 수출액은 15백만원을 달성했다. 강보람 농가는 홍콩의 유통업체로부터 ‘소담미’를 지속적으로 수출해줄 것을 요청받고 있으며 내년 3월쯤 추가 수출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우수한 우리 고구마 품종 개발은 향후 로열티가 해외로 지불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 우리나라 고구마의 수출 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 농촌진흥청은 종자 주권 확립을 위해 앞으로 우리 고구마 품종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호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수요자가 원하는 맛 좋고 건강한 고구마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