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수입쌀’ 사료용 활용 경제적 효과 커
‘의무 수입쌀’ 사료용 활용 경제적 효과 커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2.11.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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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비용·사료비 절감…1184억원 재정 줄여
일본 69% 사료용 사용, 쌀 수급조절 효과도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우리나라가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으로 의무수입하는 쌀을 사료용으로 사용할 경우 경제적인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축산업계는 국제 원료곡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사료 가격이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져 사료용 곡물 대체원료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2년간 국제 옥수수 가격이 2.5배 이상 오르면서 사료 가격도 급등해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한돈협회(회장 손세희)는 지난달 3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수입쌀 16만톤을 양돈용 사료의 대체 원료로 공급하는 것을 건의하는 등 수입쌀의 사료용 사용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한돈협회는 건의문에서 일본은 수입쌀의 69% 이상을 사료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양돈 사료용으로 수입쌀 16만톤을 옥수수 대체 원료로 공급할 시 약 1184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돈협회 수입쌀 연간 16만 톤은 옥수수 원료 사용량 309만 톤의 5% 대체 가능하며, 격리관리비용 1012억원, 사료비 172억원 절감 등 연간 총 1184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쌀 사료의 판매가는 1kg당 300~400원으로 추정할 경우 사료용 옥수수 국내도착가격(510원/kg)의 80% 수준에 불과해 농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축산농가와 사료업체뿐 아니라 쌀전업농 등 산업 전반에서 수입쌀을 사료용 원료로 대체 활용할 경우 쌀 수급조절과 수입쌀 활용방안 등에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돈협회는 “수입쌀을 사료용 원료로 대체 활용하게 된다면 사료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돈농가와 사료업체뿐 아니라 시장격리로 고민하는 정부, 수입쌀로 인한 시장 영향력을 걱정하고 있는 쌀전업농가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 정부가 수매한 묵은쌀을 사료용으로 공급하려다 먹는 쌀을 사료용으로 쓰는 것에 대해 쌀 생산자를 비롯한 국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수입쌀을 사료용과 해외원조곡으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는 등 수입쌀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농식품부 국감에서도 신정훈, 안호영 의원 등이 국산 쌀 공급과잉 상황에서 수입쌀이 국내산과 섞이는 문제를 차단하고 정부 재정부담도 줄이기 위해서는 수입쌀의 활용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당시 신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수입쌀은 가공용(56.4%), 주정용(32.6%), 밥쌀용(7.3%), 사료용(3.6%) 순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2016∼2020년 수입쌀을 가공용(20.2%), 주식용(6%)보다 주로 사료용(69.3%)으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