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가뭄 극심 … 내년 모내기 차질 우려
전남지역 가뭄 극심 … 내년 모내기 차질 우려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12.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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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등 겨울작물 생육 저하
저수율 45%까지 낮아져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전남지역이 극심한 가뭄으로 양파, 대파 등 겨울철 노지작물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저수지 저수율이 45%대로 내년 벼농사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내년 1월까지 남부지방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어 무강우 현상이 지속되어 가뭄 발생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남 신안군은 겨울대파 주산지로 대파는 11월에 집중적으로 생장해야 함에도 가뭄으로 인해 대파의 생육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마늘, 양파 등 동계작물은 통상 10월경에 파종해 다음 해 6월경에 수확하는데 가뭄으로 뿌리의 활착이 좋지 않아 생육이 부진해 농가의 한숨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광주광역시의 주요 물공급원인 동복댐을 방문해 가뭄 상황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광주광역시의 주요 물공급원인 동복댐을 방문해 가뭄 상황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가뭄이 길어지자 전남지역 농산물뿐만 아니라 농가들 식수까지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남도(도지사 김영록)는 지난달 21일 긴급 가뭄대책회의를 개최해 전남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전남 가뭄대책 본부를 선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단기적 가뭄 극복 방안으로 도서지역 급수선 배치, 상수원 물 채우기, 퇴적토 준설을 통한 용수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현장 방문을 통해 주민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도민이 실질적 혜택을 받도록 선조치 후보고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뭄지역 현장 상황에 맞는 용수확보 대응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도서지역 독거노인 병물 지원, 도 물관리부서와 관련 실국 협력, 가뭄대책 단기사업 즉시 추진, 물 사용량 절감이 중요하므로 물 절약 홍보 등에 적극 나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자”고 당부했다.

전남도는 그동안 가뭄이 심각한 완도와 신안에 병물 5만6천 병을 공급하고, 급수차운반 등 음용수 가뭄대책을 지원했다. 또한 농작물 가뭄 극복을 위해 관정개발, 배수로 준설 등 농업용수개발비 27억 원을 지원했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용저수지 저수율도 지난달 28일 기준 45.6%로 평년 대비 74.5%밖에 되지 않는다. 전남도에 있는 농업용저수지는 총 1055개로 8만3437ha의 논에 공급되고 있다. 전북지역도 현재 저수율이 51%밖에 되지 않고 있다.

농어촌공사에선 양파・대파 등 노지 밭작물과 시설작물의 안정적 영농을 위해 해남군 등 6개 시·군 2442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가뭄이 심화되면 용수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광주시 가락제 등 4대호 보조수원 58개소와 강진군 석문제 등 주수원 51개소 저수지에 양수저류 시설을 설치했으며 저수량 추가 확보를 위해 준설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 가뭄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김무상 한국쌀전업농전남도연합회 사무처장은 “최근 내린 비로 인해 밀, 양파 등 초기생육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됐지만 근본적으로 비가 더 오지 않는다면 겨울철 작물뿐만 아니라 내년 모내기에 차질이 생겨 벼농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뭄이 길어지자 환경부도 나섰다. 환경부는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의 가뭄 장기화에 따라 지난달 22일 가뭄대책 관계기관 회의를 개최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광주광역시의 주요 물공급원인 동복댐을 방문해 가뭄 상황 현장을 살펴보고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함께 가뭄대책을 논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전남지역에 10월에 비가 오지 않아 가물어 밀, 양파 등 정식 후 어려움이 있었으나 11월 비가 자주 내리면서 초기생육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저수지 저수율이 전남북 평균 77%로 예전보다 낮아서 가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남은 농업용수보다 생활용수가 더 큰 문제이며, 내년 봄철 모내기에 대비해 저수율을 높이기 위해 여유가 있는 하천에서 양수, 저류 등으로 용수를 비축하고 있고, 내년 3월 이후에도 가뭄이 계속되면 가뭄대비 예산을 사용한 각종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