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아무리 팔아도 남는 것이 없고, 그나마도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 원자재도 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변에서는 쉽게 그럼 판매 가격을 올리라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판매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우리 살겠다고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인 농가는 또 어떻게 합니까.”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인해 농기자재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 영농철을 준비해야 하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속만 타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의 한 농기자재 생산업체는 내년 영농철을 대비해 원자재를 확보하고 생산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생산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다시 만들어 판매하면 곧 손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고민을 대부분의 농기자재업체에서 하고 있다는 점으로 자칫 국내 농기자재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으며 이는 곧 소비자인 농가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맞춰 판매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업체 입장에선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칫 농가경영비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업체 입장에선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생산‧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 방법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상황에 몇몇 시‧군에서 농가경영비 상승을 이유로 농기자재 보조사업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업계와 농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 예로 올해 정부가 진행한 비료가격 인상분 차액 지원사업이 예가 될 수 있다. 실제 정부 지원사업으로 비료업계의 어려움이 일부 해소됐으며, 가격 인상으로 인한 농가 부담 역시 완화돼 농가와 업계 모두 상생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업계와 농가 모두 상생하고 시장을 굳건히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인해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고 그로인해 업계가 힘들어하고 있는 지금, 농가와 상생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