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해외 의무자조금단체를 주목하라!
[전문가 칼럼] 해외 의무자조금단체를 주목하라!
  • 한국농업신문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22.12.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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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철 품목조직화연구소장
김응철 품목조직화연구소장

호주 복숭아 의무자조금단체가 유튜브에 올린 2022년 연구 결과 개요 영상을 어느 지역 교육 행사에서 소개했다. 생산과 수확 후 관리, 유통, 수출을 위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고 농업인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틀간 천천히 예냉하면, 4주 이상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면서 조만간 호주 복숭아를 한국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등골이 오싹하기도 했다. 

사실, 세계 여러 나라에는 50년에서 100년 전부터 품종을 포함한 각종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농산물 자조금단체도 있다. 물 사용량을 1/5로 줄이면서 쌀을 생산하고 있는 호주는 물론이고 쌀을 재배한 이후에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다른 여러 작물을 재배하는 작부체계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미국, 단위 면적 당 키위 생산량이 배로 늘어난 뉴질랜드, 해충방제 기술을 연구하여 기술을 보급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자조금단체는 그저 흔한 사례일뿐이다. 이러한 사례는 인터넷을 통해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EU 등 세계 각국의 의무자조금단체들이 자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제도적 지원에 힘을 얻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축산물은 물론이고 양곡과 과일, 채소를 막론하고 우리 나라 시장은 그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 결국, 이렇게 내버려 두다가는 더더욱 우리 농산물이 우리 나라 소비지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우리도 일정 규모 이상 전체 경작자 등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는 의무자조금단체를 만들고 농업인의 실익을 증진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이고 농촌진흥기관과 농협, 농업인단체가 해당 품목 의무자조금단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도 이미 50년에서 100년이나 앞선 다른 나라의 의무자조금단체와 견주어 그 힘은 미약하기만 할 것이다. 이렇게 재원과 인력,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만 상황에서 정부나 지자체 탓만 하거나 반대로 농업인단체 탓만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지금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하루라도 빨리 의무자조금단체를 만들고 각종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나서야 할 때이다. 

아울러 이미 앞서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해외 농산물 의무자조금단체의 연구 및 사업 성과를 벤치마킹하여 국내에 도입하고 불필요한 시행착오와 비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 나라 농업인들이 쉽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 및 홍보 영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영상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자조금단체와 연구기관 홈페이지 등에 게시된 보고서와 교육자료도 바로 찾아볼 수 있으므로 그러한 내용을 국내에 소개하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사례를 베끼고 공부하는 것만으로 우리 농업인들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도 움직여야 한다. 그러려면, 농업선진국 수준에 준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과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의무자조금단체를 조속히 만들고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 확대와 공급관리, 경쟁력 제고, 소득 안전망 구축 등을 위한 연구개발, 소비홍보, 수급안정, 유통구조 개선, 경쟁력 제고, 수출 활성화, 교육 및 정보 제공사업 등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당당히 한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해외 농산물 자조금단체에 맞서서 우리 시장을 지키고 오히려 그러한 나라를 공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