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쌀값, 불안한 농가들
[사설] 쌀값, 불안한 농가들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12.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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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2022년 햅쌀 가격이 계속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5일 통계청이 조사한 신곡 첫 가격이 20kg 기준 4만7145원으로 구곡보다 16.7% 오른 뒤, 지난 12월 5일 산지 쌀값은 4만6700원으로 10월 5일보다 445원이 떨어졌다.

가격이 약보합세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농가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나 이번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시장격리를 조기에 실시했기 때문에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시장에서 반응은 더디다 못해 내려가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공공비축곡 매입가격도 지난해 40kg 1등급 기준 7만4300원에서 1만원 가까이 하락한 6만50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3년 전인 2019년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지금 쌀값이 약보합세를 보이지만, 대규모 시장격리로 인해 내년 공급량이 부족해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쌀값이 1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농가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공비축곡 매입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공비축곡 매입가격은 10월부터 12월까지 산지 쌀값의 평균으로 하기에 1월에 가격이 오르면 공공비축곡 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남부지역 벼 생산농가들은 공공비축곡 판매가 많기에 실질적 소득 하락이 예상된다.

2019년에는 매입가격이 6만5750원이었어도 변동직불금제도가 존치하던 해였기에 농가에 변동직불금이 80kg 한가마당 5480원이 지급됐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ha당 36만7160원이었다.

2020년 변동직불금 폐지 이후 농가들은 가격이 하락해도 손실을 보장받을 길이 없다. 정부도 현재로서는 예년보다 많은 양을 시장격리 했기에 더는 매입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딱히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농가들의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양곡관리법에도 최소 가격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시장격리는 가격 하락을 막는 하나의 방법일 뿐,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지금의 양곡법은 시장격리 이후 아무런 대책도 없고 쌀의 가격 기준도 없다.

주곡인 쌀이 육류보다 소비가 적다고 하지만, 쌀은 단일 품목으로 소비가 가장 많은 농산물이며 우리의 주식이다. 쌀은 식량안보와 직결된다. 적정량을 쌀을 생산해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