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집에 밥솥이 없어서 (쌀) 안 주셔도 돼요."
[기자수첩 米적米적] "집에 밥솥이 없어서 (쌀) 안 주셔도 돼요."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12.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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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중 기자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국회 소통관 앞에서는 전국 곳곳에서 모인 120여개의 브랜드 쌀을 전시·홍보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는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500g에서 1㎏ 단위로 소포장 된 쌀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그때 20대 정도로 보이는 젊은 시민 한 분은 한사코 나눠주는 쌀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집에 밥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1인 가구가 늘고 있고, 쌀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이 같은 모습이 낯설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혼자 사는 이들 가운데에서는 집에서 요리를 따로 하지 않고, 간편식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가스레인지, 밥솥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점점 더 짙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진행한 ‘2022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발표대회’의 가구 특성별 쌀 소비 특징과 전망에 대한 발표 내용에 따르면, 젊은 소비층(MZ세대), 고소득가구, 아침식사 집밥 취식 횟수가 낮은 가구, 배달과 테이크아웃 의존도가 높은 가구 등은 내년 쌀 소비량을 줄일 것으로 점쳐졌다.

코로나19 탓에 가구 내 쌀 소비량이 증가 추세로 바뀌긴 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30세 미만 세대층의 집밥 취식 횟수는 감소할 전망이고, 간편한 외식을 추구하는 가구들 역시 집밥을 점점 멀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편, 이 조사 결과에서 밥을 먹지 않거나 횟수를 줄이는 이유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요인은 ‘밥상을 차리기 번거로워서(44.6%)’였다. 

쌀을 이용한 다양한 쌀가공식품에 기대를 거는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쌀빵부터, 즉석밥, 떡볶이, 쌀국수, 쌀파스타 등 쌀가공식품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 제품들은 쌀이 지닌 우수한 성분은 물론, 먹기 간편하다는 장점까지 있다. 쌀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방법, 쌀가공식품에서 답을 찾아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