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 중단하나…위해성 논란 고려
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 중단하나…위해성 논란 고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3.01.3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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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폐사, 인체 위해성 등 지적 잇따라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2월 중 대안 발표
예방나무주사 실시 현장. 산림청 제공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산림청이 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 중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제 성분에 대한 위해성 문제가 대두되면서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한 번 감염되면 대부분 100% 고사하는 가장 치명적인 산림병해충이다.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현재, 전국적으로 140개 시군구에서 발생했으며, 최근까지도 피해 확산과 감소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소나무재선충은 자가 이동 능력이 없어 매개충(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에 의해 전파되는 병해충으로, 방제 방법은 매개충을 구제하는 식으로 추진된다. 이에 산림청에서는 매개충이 월동하는 겨울철에는 감염목 등을 벌채해 파쇄, 훈증, 소각하고, 매개충이 활동하는 봄부터 가을까지는 항공·지상 방제를 통해 약제를 살포해 매개충을 구제한다. 

소나무재선충병 항공방제 중지를 검토하게 된 배경은 약제 성분에 있다. 항공방제에 주로 활용되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열 티아클로프리드 약제에 대한 위해성 문제가 최근 국회, 언론 등을 통해서 제기됐기 때문인데, 이 약제가 꿀벌 폐사 등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지난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땐 주철현·윤미향 의원실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약제의 꿀벌 독성, 인체 위해성 등을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열 약제에 대한 사용이 제한되는 추세다.

다만, 티아클로프리드 약제는 채소류, 과실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살충제다. 이 약제는 보통독성으로, 꿀벌에 대해 안전하며 기피성이 없는 것으로 국내 농약 등록기관인 농촌진흥청에 등록돼 있기도 하다. 

산림청에서는 티아클로프리드 약제와 꿀벌 폐사, 개체 감소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면밀한 연구가 더 필요하며, 사회적·환경적 우려를 고려해 항공방제 규모를 꾸준히 감소시켜 왔다. 소나무재선충병이 급속히 확산된 2014년 이후 연간 2만2000㏊ 규모의 항공방제를 2022년에는 20분의 1 수준인 1000㏊ 규모로 줄여 제주도와 경남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실행했다.

산림청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열 약제 사용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 국내 약제전문가 등으로 ‘산림병해충 약제전문가 협의회’를 구성, 약제 위해성과 재선충병 방제 대체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고, 국립산림과학원을 통해 방제 약제의 꿀벌 위해성 등 연구를 지속 중이다. 

이외 헬기를 이용한 항공방제 대신 드론방제, 지상방제를 활용하고, 소나무류에 직접 주입해 매개충을 구제하는 예방나무주사로 보완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림청에서는 항공방제 개선(안)을 2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약제전문가를 비롯해 지자체, 임가 등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네오니코티노이드 약제 대체약제 발굴, 매개충 구제방안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