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쟁 대상된 쌀값, 손 놓은 정부
[사설] 정쟁 대상된 쌀값, 손 놓은 정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02.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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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지난해 10월 5일자 통계청 발표에서 발표한 2022년 쌀 20kg 기준 비추정평균가격이 4만4734원이었다. 이는 2021년산 가격인 9월 25일 3만8754원보다 15.4%(5980원) 올랐다. 신곡 가격 상승은 2022년 9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제적 37만톤 시장격리와 45만톤 공공비축미 매입을 발표한 효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지난달 말 통계청의 소비량 발표에 따라 농식품부가 올해 쌀 수급상황을 다시 추정한 결과 2023년의 쌀 추정 수요량은 367만톤으로, 2022년산 쌀 생산량 376만톤과 시장격리 계획(37만톤)을 감안하면 수요에 비해 약 28만톤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상황은 공급이 부족할 전망이지만 현재 쌀값은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 1월 25일 산지 쌀값(비추정평균가격)은 4만5027원으로 지난해 10월 25일 4만5375보다 848원이 하락했다. 80kg으로 환산하면 3392원이 하락했다.

수확기 산지쌀값 하락은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에 영향을 준다. 2022년산 공공비축미 매입단가는 벼 40㎏ 기준 6만4530원(포대벼 1등급)으로 결정됐다. 이는 2021년산 7만4300원보다 9770원 낮아졌고, 평년 6만9030원보다 4500원 내린 수준이다.

공공비축미 35만톤만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농가들은 작년보다 854억8750만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쌀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쌀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과 정부는 손을 놓고 정쟁만을 일삼고 있다.

여야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놓고 연일 대립하고 있고, 정부는 이에 편승해 쌀값보다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 막기에 열중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물량을 시장에서 격리했지만, 가격은 한번 반등 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시장격리가 최우선의 대책이 될 수 없음을 반증하고 있다.

쌀값 안정과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서는 쌀 수급조절과 함께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없고 지금 쌀값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 쌀값이 올라도 이는 농가들의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고 RPC 등만 이익을 보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쌀 생산비를 보장할 대책과 함께 향후 쌀값이 더욱 떨어지지 않게 할 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