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에 퍼진 쌀빵 향기…"건강 먹거리 만들어요"
문경에 퍼진 쌀빵 향기…"건강 먹거리 만들어요"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3.02.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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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이 달콤한오늘 대표
문경서 쌀베이커리 창업
좋은 재료 찾다 '쌀' 관심
우태이 달콤한오늘 대표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문경시청 근처에 자리 잡은 카페 ‘달콤한오늘’을 가득 채운 단어는 ‘쌀’이다. 시나몬 쌀 식빵, 단팥 쌀빵, 단호박 찹쌀파이, 쌀 케이크 등 이곳의 모든 제품엔 쌀이 들어간다. 가게 벽면에는 ‘쌀 베이커리’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다. 

우태이 달콤한오늘 대표는 5년 전 이곳에서 ‘쌀 베이커리 전문점’을 열었다. 그녀가 쌀을 눈여겨본 데에는 ‘건강’이라는 두 글자가 한몫했다. 딸과 아들에게 몸에 좋은 간식을 해주고 싶은 마음에 수입밀에서 우리밀을 거쳐, 쌀을 선택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에게 직접 간식을 만들어주다 보니 건강한 재료들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결국에는 쌀이 눈에 들어왔어요.”

현재 그녀가 운영 중인 베이커리의 식빵부터 마카롱, 케이크, 카스텔라 등 모든 제품은 문경에서 나온 쌀로 만들었다. 특히 이 쌀은 문경에 있는 쌀 생산 전문 농업인인 쌀전업농에게 구매한 쌀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에 시작한 쌀빵이었지만, 처음부터 성공적이지는 않았다는 게 우 대표의 설명이다. 제대로 된 레시피를 발견하기 전까진 먹지 못해 버린 빵이 상당했고, 주위에선 쌀로 어떻게 빵을 만들 수 있냐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건강한 재료로 건강한 빵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계속 도전했다.

“2년 정도 실패를 거듭하다 보니 꽤 괜찮은 빵이 만들어졌어요. 그러면서 동네에 입소문이 나더니, 지금은 단골손님이 제법 많아요. 식감이 좋고 소화가 잘된다며 쌀빵을 찾으시는 손님들이 늘었어요.”

동네에서 쌀빵으로 인정받은 우 대표는 최근 기능성 쌀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 쌀도 건강에 좋지만, 당뇨나 고혈압 등 질병을 앓고 있는 고객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그녀는 검고 붉은 쌀을 이용해 빵 색깔도 다채롭게 하고, 기능성 성분이 들어 있는 더 건강한 쌀빵을 찾아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또 우 대표가 관심을 크게 두고 있는 분야는 바로 ‘농업’이다. 한식조리기능사, 양식조리기능사, 제과·제빵기능사 등 전문 자격증을 10여종 넘게 가지고 있는 그녀는 최근 ‘농업인’으로의 전직도 앞두고 있다. 올해 문경에서 직접 농사를 지을 계획이라고.

“올해부터 태어나서 처음으로 농사에 도전해요. 콩 농사를 지어보려고요. 올해 콩 농사를 짓고 수확한 콩으로 빵도 만들고 음료도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내년에는 지역 내 쌀전업농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기능성 쌀농사도 지을 계획이에요. 직접 농사지어 얻은 농산물로 빵을 만들 생각에 벌써 기대가 큽니다.”

제과제빵을 하기 위해선 글루텐이 있는 밀가루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숙련된 전문가가 아니라면 쌀가루로 빵을 만드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쌀가루를 얻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밀가루를 쓰는 것에 비해 번거롭기까지 하다. 우 대표 역시 이런 수고를 들이면서까지 쌀빵을 고집하고 있다. ‘건강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일념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먹으면 입이 알고 몸이 알아요. 건강하고 좋은 재료를 쓰면 손님들께서도 대번 아시더라고요. 손님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고 싶어서 계속 쌀빵을 연구하고 있어요.”

건강을 좇다 쌀에 푹 빠진 우 대표는 그녀가 만든 제품에 더 큰 건강을 담기 위해 한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대구한의대학교 푸드케어약선학과 석사 과정에 합격해 다가오는 봄부터 본격적인 약선(약이 되는 음식) 공부에 나선다. 그녀는 이곳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약이 되는 빵’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우리 몸에 더 익숙하고, 건강에도 좋은 쌀로 만든 빵을 한 번씩 드셔보셨으면 좋겠어요. 밀로 만든 빵보다 투박하면서 맛이 떨어질 순 있지만, 구수한 쌀빵만의 매력도 분명히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