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응애’ 가축전염병 지정…집단폐사 방지
‘꿀벌응애’ 가축전염병 지정…집단폐사 방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03.0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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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제 개발, 방역체계 구축, 피해농가 보상
윤준병 의원, 가전병 개정안 발의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꿀벌응애가 꿀벌 집단폐사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오자 이를 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안을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정읍시·고창군)이 대표발의했다.

가전법 개정안에는 꿀벌 급감⋅멸종 위기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꿀벌응애를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약제 개발, 방역체계 구축, 가축재해보험을 통한 농가 보상 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꿀벌군집붕괴현상(CCD : Colony Collapse Disorder)이 미국에서 2006년과 2007년에 발생해 꿀벌의 약 40%가 사라졌고, 유럽 꿀벌도 2007년부터 연간 30%가 사라졌으며, 2006년부터 2015년 사이에 지구상의 야생 꿀벌이 1990년대보다 25% 정도 감소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꿀법군집붕괴현상은 지금도 진행 중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여름 290만개 수준이던 전국 벌통 수가 지난해 9월에서 11월 사이에 248만개로 감소했다.

벌통 수 감소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 살충제로 인한 피해가 예전부터 지적됐으나, 최근에는 ‘꿀벌응애’의 급속한 확산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꿀벌응애는 꿀벌에 기생해 체액과 지방을 빨아먹고 병원성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드기의 일종으로서 일벌과 수벌의 정상적인 발육과 활동을 방해하고 애벌레를 폐사시킨다.

정부도 양봉농가가 특정 성분이 든 방제제를 오랜 기간 쓰다 보니 내성이 생긴 꿀벌응애는 잘 죽지 않고, 꿀벌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집단폐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꿀벌 활동기인 여름과 가을에 꿀벌응애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하면 꿀벌의 세력이 약해져 결국 월동에 실패하고 개체 수의 대량 감축으로 이어져 2035년쯤 꿀벌이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유엔생물다양성과학기구(UN IPBES)의 경고도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

윤준병 의원은 “전 세계 식량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0여 개 작물이 꿀벌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분석처럼, 꿀벌의 멸종은 식량의 부족과 인류의 생존 위기로 직결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 의원은 “꿀벌 급감⋅멸종의 위기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꿀벌 관련 전염병으로 이미 지정된 낭충봉아부패병(제2종)이나 부저병(제3종)처럼 ‘꿀벌응애’도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예방에 나서게 하는 것”이라며 법안 대표발의의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