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집단 폐사 농업 자연재해 인정해라”
“꿀벌 집단 폐사 농업 자연재해 인정해라”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3.03.1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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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협회, ‘전국 양봉인 총궐기대회’ 개최
‘양봉직불금·자조금·전담부서·방역비’ 요구
윤화현 회장 “농가 책임 전가 생존권 위협”
이은만 회장 “먹거리 안정 생산 지원 필요”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전국의 양봉농가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꿀벌 집단 폐사 피해에 대한 농업 자연재해 인정과 양봉직불금 도입 등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며 울분을 토했다.

한국양봉협회(회장 윤화현) 양봉농가 생존권 사수 대정부투쟁위원회(위원장 박순배)는 지난 9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 앞에서 5000여명의 양봉농가가 참여한 가운데 꿀벌 집단 폐사 피해 대책을 촉구하는 ‘전국 양봉인 생존권 사수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궐기대회에는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장), 손세희 대한한돈협회장 등 관련 단체장이 참석해 양봉농가의 생존권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양봉농가들은 이날 “2020년 벌꿀 대흉작에 이어 2021년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꿀벌 집단 폐사가 확산하고 있다”라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자연재해를 정부가 꿀벌 집단 폐사를 농가 관리부실로 몰아가고 있다”고 성토하며 집행부 삭발식 등 강도 높은 집회를 이어갔다.

양봉농가들은 생존권 보장을 위해 ▲꿀벌 폐사 농업재해 인정‧보상금 지급 ▲꿀벌 공익적 가치 인정, 양봉직불금‧의무자조금 도입 ▲농식품부 내 양봉전담부서 조성 ▲병해충 방역비 지원 대폭 확대‧각종 시급 대책 마련 촉구 등을 요구했다. 

윤화현 회장은 이날 “양봉산업은 생태계 보전 가치를 지키는 중대한 사업”이라며 “꿀벌 폐사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정부가 꿀벌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집단 폐사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농가 현실을 외면하고 관리 부실에 모든 책임을 농가에 덧씌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연대사에서 ”30~40년간 양봉 전업을 해온 전국의 양봉농가들이 방제 실수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면서 ”많은 농작물이 꿀벌로 인해 결실을 맺는 등 꿀벌은 농산물 생산량 영향을 주고 있어 먹거리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서라도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21년 월동 중 이상기후와 병해충 증가로 꿀벌 집단 폐사가 발생해 약 78억마리의 꿀벌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2월 농가의 조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꿀벌 폐사 원인을 농가들이 방제 적기인 7월에 양봉산물 생산을 위해 방제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고 확산 이후 방제제를 과다하게 사용해 꿀벌 면역력을 낮췄다며 피해를 일으킨 원인을 농가의 관리 부실로 판단했다. 아울러 양봉장 사양관리도 관행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방제제 사용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도 방제 효과를 떨어뜨려 피해를 키웠다고 밝혀 양봉농가의 반발을 불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