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격리 초과생산 9%…누더기 된 중재안
시장격리 초과생산 9%…누더기 된 중재안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03.2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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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하락 15%까지 확대
농민단체, 전면개정 촉구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양곡관리법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여야도, 농민단체도 모두 거부하면서 누더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진표 의장은 당초 초과생산량 3~5%, 가격하락 5~8%일 때 의무적으로 시장격리를 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이 중재안을 거부하자 김 의장은 자동시장격리 발동요건을 9% 초과생산이나 15% 가격하락으로 수정하고, 3~9% 초과생산 또는 5~15% 가격하락 시 국회가 정부에 매입을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한 2차 중재안을 내놓았다.

김 의장의 중재안은 쌀 수급안정이라는 양곡법 취지는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시장격리 의무화를 완화하는 것만이 목적이 돼 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1차, 2차 중재안에 농민들은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이은만)는 양곡관리법에 쌀 재배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한 장치가 없다며 농가 의견수렴없이 진행됐다고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상정한 개정안도 애초에 농민들의 요구가 다 반영되지도 않았던 불완전한 내용이었는데, 그보다도 후퇴한 내용의 중재안은 통과되더라도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김진표 국회의장은 더더욱 퇴보한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전농은 성명에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산 쌀은 약 7.5% 초과 생산됐고 이로 인해 45년 만의 최대 가격폭락으로 이어졌는데 자동시장격리 발동요건을 9%로 높이면 쌀값 대폭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농은 국회의장도, 민주당도 진정성이 없다며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는 의지보다 정쟁을 이기겠다는 오기가 더 큰 것이며, 어떤 내용이든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피해서 통과시켜놓고 생색이나 내겠다는 욕심이 더 큰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 주식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쌀값을 보장하겠다는 진정성 없이, 통과되든 말든 농민들의 삶을 바꿀 수 없는 ‘누더기’ 양곡관리법은 필요 없다며 전면 재개정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