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소포장한 수삼 "구매 의향 높아져"
세척·소포장한 수삼 "구매 의향 높아져"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3.03.28 16: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진청, 인삼 구매·섭취 소비자조사
소비자 접근성 높인 유통방식 필요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수삼(가공하지 않은 인삼)이 채소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유통되면 이전보다 구매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지난 23일 수삼이 기능성 채소로 자리매김할 방안을 찾고자 소비자 50명을 대상으로 수삼 구매와 이용 방식, 채소로써 활용성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수삼 구매 꺼리는 이유…“먹는 법 몰라서”

소비자들은 대체로 먹는 방법을 몰라 수삼 구매를 꺼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진청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에 수삼을 구매해 본 적이 있는지 물은 결과 72%는 ‘없다’라고 답했다. 특히 수삼 구매를 망설이는 요인으로는 ‘활용법을 모르겠다’가 46%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가격이 비싸다(24%)’, ‘맛을 선호하지 않아서(16%)’ 등 이유로 수삼 구매를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삼만 단독으로 먹는 경우도 소비자의 구매 의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삼을 단독 시식했을 때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36%가 ‘먹을 수 있지만 꺼려진다’라고 답했고, 12%는 ‘먹기 힘들다’고 응답했다.

수삼은 이 같은 이유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실제 인삼이 주로 홍삼류와 음료 등 가공품으로 이용되는 것과 달리 가공하지 않은 수삼 소비는 해마다 줄고 있다.

인삼통계자료집에 따르면, 전체 인삼 소비량 중 수삼용은 2016년 7249톤(35.6%)에서 2017년 5749톤(24.7%), 2020년 5079톤(21.2%)으로 지속해서 하락했다. 약 10년 전 전체 인삼 소비량의 50% 이상을 수삼이 차지했으나 2020년에는 21.2%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에 농진청은 “주로 인삼 매매시장 등에서 수삼을 판매하다 보니 접근성과 활용성이 떨어지고, 수삼을 가공용 소재로만 인식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유통 방식 변화 꾀해야

수삼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유통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진단이다. 흙이 묻은 상태로 유통되는 수삼을 세척하고, 소포장해 판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농진청은 앞선 소비자조사 과정 중 깨끗하게 씻은 수삼을 적은 양씩 나눠 포장한 뒤 채소로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직접 먹어볼 수 있게 했다. 구체적으로 ▲수삼을 마늘처럼 썰어 고기류를 먹을 때 쌈의 고명으로 곁들이는 방법 ▲잘게 썰어 초무침에 넣거나 ▲샐러드 위에 올려 먹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8%는 ‘시식하고 난 후 채소로 수삼을 구매할 의향이 높아졌다’라고 답했다. 또 94%는 ‘삼계탕에 넣는 수삼(3년근)처럼 크기가 약간 작고 저렴한 수삼은 채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라고 했으며, 응답자의 68%는 깨끗하게 씻어 별도 용기에 담아 유통하면 구매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40대 이상, 주로 음식을 조리하는 소비층에서는 기존과 달리 채소로 섭취한 수삼은 매우 맛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외 수삼을 육류, 튀김류에 곁들이면 고급스럽고 건강한 느낌을 줄 것 같다는 의견과 다양한 조리 방법이 알려지고 구매가 쉬워진다면 기능성 식재료로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번 조사는 수삼이 가공품뿐 아니라, 기능성 채소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이에 농진청은 수삼의 새로운 유통체계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홍윤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장은 “인삼은 피로 해소와 기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명품 농산물로 세척, 포장, 유통 방식을 달리하면 소비 변화를 충분히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농진청은 수삼을 채소처럼 유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올해부터 품질 관리와 상품화 기술을 산지유통센터에서 실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