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한국농업신문 공동기획] “벼 대신 콩·가루쌀을”…쌀 적정생산 돌입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한국농업신문 공동기획] “벼 대신 콩·가루쌀을”…쌀 적정생산 돌입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3.04.1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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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벼 재배면적 3만7천㏊ 감축
전략작물직불 등 농가지원책 속속

지속적인 쌀값 하락을 막고, 공급 과잉 상태의 불안한 쌀 산업을 안정 궤도에 올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쌀 적정 생산’이 주목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2023년산 쌀의 수급 안정과 쌀값 안정을 위해 ‘2023년 쌀 적정 생산 대책’을 발표했다. 쌀 생산자단체를 비롯해 지자체, 농촌진흥청, 농협 등이 힘을 합쳐 벼 재배면적 조정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정부와 쌀 생산 현장은 쌀의 구조적인 공급 과잉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적정 생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육류 중심의 식생활 등으로 쌀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나, 품종 개량과 재배 기술 발전 등으로 쌀 생산량은 시장 수요량을 웃돌고 있어서다. 실제 2022년산 쌀 생산량은 376만톤으로 전년(388만톤)보다 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량을 9만3000톤가량 넘어섰다. 

문제는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수확기 산지 쌀값(4만6817원)은 전년 대비 12.5% 떨어졌고, 평년보단 6% 낮은 수준이었다. 위기의 쌀 산업을 구원할 자구책으로 쌀 적정 생산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에 정부와 농업계는 쌀 적정 생산 추진을 위해 먼저 벼 재배면적을 줄여 나간다. 올해 감축목표 면적은 3만7000㏊로, 농식품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도입으로 1만6000㏊ ▲지자체 자체예산과 벼 재배면적 감축 협약으로 1만㏊ ▲농지은행 신규 비축농지에 타작물 재배를 통해 2000㏊를 줄이고 ▲농지전용 등으로 나머지 9000㏊를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중 전략작물직불제는 올해 112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새롭게 도입한다. 논에 벼 대신 콩, 가루쌀, 하계조사료 등을 재배하면 면적에 따라 직불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추가로 생산량 조정을 위해 운광·새누리·새일미 등 다수확 종자 보급을 중단한다. 대신 고품질 우량종자 공급을 늘려, 적정 생산과 품질 고급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복안이다. 

이외 농식품부는 질소 표준시비량(9㎏/10a)과 표준파종량 준수,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벼 품종 위주 재배 등 쌀 적정 생산 운동에 대해 농가에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미니 인터뷰] 홍의식 (사)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장

“쌀 적정생산, 결국 농가가 사는 길”                        
벼 → 양파·감자·콩
약 100㏊ 작목전환

“벼 재배면적을 줄이는 데 동참하는 것은 결국 어려운 쌀 생산 농가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해요. 농가와 쌀 산업을 위해 올해는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습니다.”

홍의식 (사)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장은 올해 쌀 적정 생산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수십년간 벼농사를 지어온 전문 쌀 생산 농민이지만, 과잉생산·가격하락 등 위기를 겪고 있는 쌀 산업이 안정되려면 적정 생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의식 회장은 올해 경북 문경시 영순면 율곡리·의곡리 일대 약 100㏊ 논을 밭으로 전환했다. 지역 내 고령농·소농을 포함한 25농가와 함께 벼 대신 양파, 감자, 논콩을 심기로 한 것. 이미 지난달 초 감자를 심어 6월 말 수확을 앞두고 있고, 감자 수확이 끝나면 곧바로 콩 재배에 들어간다. 콩 수확이 끝나는 11월경에는 양파를 심는다. 홍 회장은 주변 농가들의 참여를 이끌고, 성공적인 타작물 재배를 위해 직접 참여 농가들에 재배 기술을 지도하기도 했다. 

홍 회장이 이처럼 작목 전환을 위해 발로 뛴 이유는 궁극적으로 쌀 생산 농가들을 안정적인 영농을 위해서다. 그는 “나부터 벼 재배면적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나서면, 적정 생산을 통해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될 테고, 결국 쌀값이 다시 올라 쌀 생산 농가들 살림도 점점 나아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올해 농사에 들어간 홍 회장은 성공적인 타작물 재배를 위해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쌀 산업 안정을 위해 이제는 농가에서도 벼 재배면적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타작물 재배는 쌀 수급 불균형을 해소할뿐 아니라 새로운 농가 소득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