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사용한 상토가 불량 상토라고?
믿고 사용한 상토가 불량 상토라고?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3.05.01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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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 기자

 

“건강한 모를 키워내기 위해선 좋은 상토가 반드시 필요한데 어쩐지 올해 상토 품질이 예전과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최근 들어 불량 상토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들이 늘고 있다. 벌써 기자에게 일주일 사이에 불량 상토로 인한 문제를 제기한 농가만 여러 곳으로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상토는 모종을 가꾸고 건강한 모를 키우기 위한 필수 자재다. 좋은 상토는 부드럽고 물빠짐과 물 지님이 좋으며 여러 가지 양분을 고루 갖춘 흙으로 건전한 육묘 육성을 통해 한 해 수확량은 물론 품질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중요한 상토가 불량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상토는 고르고 우수한 품질로 농가의 풍년 농사를 돕고 있지만 일부 업체에서 제공하는 상토가 물 빠짐이 좋지 못한 문제를 드러내고 있어 모 자체가 제대로 크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기자에게 연락 온 농가는 충남, 경남, 강원도에서 수도작 농사를 짓고 있다. 지역적으로 편차는 있지만 모두 재고 상토여서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두고 관련 업계 관계자는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미리 원료를 구입 해 제품을 만들었지만 팔면 손해인 시장 상황이 장기화되자 일부 업체에선 기존 재고 상토를 시중에 유통해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비정상적인 시장 구조로 인해 양질의 상토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상토의 경우 대부분의 물량이 농협중앙회 계통계약을 통해 현장에 보급되는데 연 1회 계약되는 단가 결정에 사실상 업계들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상토업체들이 적극적인 제품 개발 등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불량 상토 문제를 이해하기란 어렵다. 결국 일부 업체들의 비양심적인 영업 행태에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가만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어려운 것이라면 백번 양보해 상생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혼자 살겠다고 다른 이에게 어려움을 떠넘긴다면 분명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불량 상토와 관련해 일부 업체들은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고 농가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