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반갑지 않은 닭고기 가격 상승
[기자수첩 米적米적] 반갑지 않은 닭고기 가격 상승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3.05.10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진 기자

닭고기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가는 물론 관련 업계도 반갑지 않은 표정이다. 닭고기 가격이 상승하면 생닭 수입이 늘어날 것이 우려되고 치킨, 삼계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 것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4월(1~22일) 닭고기 도축 마릿수는 253만9000마리로 전년 대비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닭고기 4월 도매가격은 평균 4079원으로 지난해(3553원)보다 14.8% 상승했다. 

농경연은 닭고기 가격 상승의 원인을 공급감소에서 찾고 있다. 이는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이 오르면서 생산원가의 상승과 조류인플루엔자 등 육용 종계의 생산성 하락에 따른 병아리 공급감소 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의 배합사료 가격 조사에 의하면 지난 3월 양계용 사료 가격이 63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1원보다 17% 정도 상승했다. 인건비와 관련 자재 인상 등을 감안하면 육계농가의 생산원가 부담은 고통을 넘어 생존의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농가의 생산원가 부담을 줄이기보다는 소비자의 닭고기 가격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 지난달 27일 2023년 제1차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도 닭고기 공급 확대 논의가 주류를 이뤘다. 삼계의 병아리 입식을 확대하고 병아리 공급을 늘려나가는 등 닭고기 수급 증가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하림 등 닭고기 계열 기업에서도 삼계·육계 모두 병아리 입식을 확대해 공급 물량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무관세 수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다 비중이 높은 육계 소비처인 치킨업계의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 될수록 원료육 가격 상승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는 공급 부족을 이유로 언제든 닭고기 수입이 늘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처럼 닭고기 가격 상승의 가장 큰 문제인 생산비 상승으로 인한 공급감소를 해소하려는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 본격적인 삼계 소비가 이뤄지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닭고기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농가를 위한 속 시원한 대책이 서둘러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