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원의 아침밥, 그리고 과일간식
[사설] 천원의 아침밥, 그리고 과일간식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05.12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업신문 사설) 천원의 아침밥이 인기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천원의 아침밥 예산을 확대하고 지원 학생을 늘리겠다고 나서고 있다. 정치권 호응에 힘입어 농림축산식품부도 당초 계획보다 3배 확대해 234만명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만 지원을 확대한 게 아니라 교육부까지 나섰다. 교육부는 대학이 자체 재원, 각종 기금 등을 더해 농식품부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참여하는 것과 더불어, 교육부도 올해부터 일반재정지원사업의 집행 기준 규제를 완화해, 일반재정지원사업 대상 학교 중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선정된 대학에서는 일반재정지원사업비로도 천원의 아침밥 사업 집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아침밥(쌀가공식품 포함)을 제공해 청년층의 건강한 쌀 소비문화를 북돋우는 사업으로, 농식품부가 학생 1인당 1000원을 지원하고, 학교가 나머지 부담금을 지원해 학생이 1000원에 아침밥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회의원회관에서 농업관련 토론회 3개가 동시에 열렸다. 과수산업 지원법 제정 토론회와 한우산업 관련 지원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고, 이와 함께 천원의 아침밥 전국 확대 방안 토론회도 개최됐다. 우연히도 쌀, 쇠고기, 과수 관련 토론회가 동시에 열렸다.

천원의 아침밥 토론회와 과수산업 토론회를 보면서 지난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폐기된 초등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이 겹쳤다.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지원사업은 2018년 식생활교육지원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다.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가정이 아닌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제철 과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과 혼자서는 과일을 잘 먹지 않는 아이도 선생님 지도하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과일 간식을 즐기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게 되는 것으로 인해, 학부모 절대다수가 높은 만족도와 필요성에 공감하고 전 학년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

국산 과일 소비에도 큰 도움을 주면서 과수산업 발전에 영향을 줬던 이 사업은 올해부터 폐지됐다. 대학생에게 아침밥을 주는 사업과 초등학생에 과일을 지원하는 것이 무엇이 다를까.

대학생은 표가 되고 초등학생은 그렇지 못하기에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폐지됐지만, 천원의 아침밥은 여야 정치권이 예산을 확대 편성하면서까지 늘리고 있다.

과거 과일간식 관련 토론회에서 농촌지역 교사는 “과일간식 지원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사업이라며 농촌지역에서 꼭 있어야 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나라 농업발전, 그리고 아이들 영양까지 생각한다면 과일간식 지원사업을 되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