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출하기 양파수입 웬 말…"마늘·양파 TRQ 중단"
성출하기 양파수입 웬 말…"마늘·양파 TRQ 중단"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3.05.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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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무실 인근서 생산자대회 열려
비축, 가격보장 등 수급대책 마련 촉구
전국마늘생산자협회와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마늘·양파 저율할당관세(TRQ) 수입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생산자대회를 열었다.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전국의 마늘·양파 생산 농가들이 정부의 일방적인 농산물 수입 정책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마늘·양파 저율할당관세(TRQ)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생산비 등을 보장할 수 있는 수급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와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양파 마늘 수입 즉각 중단, 생산비 보장, 전국마늘양파생산자대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는 제주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마늘·양파 생산자 1500여명이 참석했다.

마늘·양파 생산 농가들은 날이 선 목소리로 정부의 무차별적인 마늘·양파 수입 정책을 규탄했다. 

남종우 양파생산자협회장은 “정부가 지금까지 양파 성출하기에 TRQ 물량을 수입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4월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나 수입 공고를 내더니, 급기야 TRQ 물량을 기존 물량의 2배인 4만645톤으로 증량하는 개정안을 바쁜 양파 수확 철에 조용히 입법예고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수입농산물로 물가를 잡겠다는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당장 폐기하고,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의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무대책·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의 농정이 실패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정부는 농민들과 농민단체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수급대책을 시행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지난 8일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이는 저율관세 양파수입 물량을 현행 2만645톤에서 4만645톤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어 김창수 마늘생산자협회장은 “경남 창녕에 있는 마늘공판장이 풋마늘 경매를 중단했다. 7월 1일 개장하는 건마늘 경매도 10일 정도 늦추자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전국 마늘 포전거래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불구하고 멈춰버렸다. 지난해 정부가 수입한 마늘 1만톤이 소비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있는 탓”이라며 “마늘 농가들은 2019년과 같은 마늘 가격 대폭락과 마늘 농가 소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재배면적이 늘어 가격이 하락하면 대책이 없고, 면적이 줄어 가격이 오르면 즉각 수입해서 소비자가격을 잡겠다는 정부의 농업정책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제언했다.

두 단체는 “누운 송장도 일어나서 일한다는 농사철에 우리 국산 마늘 양파 산업을 지키고자 정부에 경고한다”며 ▲양파 수입 즉각 중단, 마늘 수급 대책 마련 ▲2023년산 국산 양파 5만톤, 국산 마늘 3만톤 공공비축 추진 ▲생산비·물가 인상률 반영한 마늘·양파 공정 가격 보장 ▲마늘·양파 포함 주요 채소에 대한 전략작물직불제 실시 ▲마늘·양파 TRQ 수입 전면 중단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수입 대책을 비판하고 있다.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영암·무안·신안)은 “헌법 제123조 제4항이 천명한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안중에도 없고 공산품과 동일한 잣대로 오로지 물가 관리라는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정부 태도가 오히려 심각한 차별적 처사”라며 “자국 농민은 안중에도 없이 시기에도 맞지 않고 명분도 없는 양파 수입 대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