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전 적자, 농업에 떠넘기지 마라
[사설] 한전 적자, 농업에 떠넘기지 마라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05.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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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농사용 전기요금이 또 오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농사용 전기요금을 2.7원/kwh 인상했다. 한전은 전체 전기요금을 8원 인상하면서 농사용 전기료는 3년간에 걸쳐 나눠 올렸다. 농사용 전기료는 올해 2분기 2.7원/kwh, 2024년 2분기 2.7원/kwh, 2025년 2분기 2.6원/kwh 각각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한전은 전기 생산원가 증가를 이유로 지난해 4월과 10월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을 강행하면서 농사용 갑 전기요금은 74.1%, 농사용 을은 36% 급등했다. 이는 다른 산업용갑Ⅰ, 산업용갑Ⅱ과 산업용률은 각각 20.1%, 15.5%, 15.3% 인상되고, 일반용전력갑이 18.4% 인상된 데에 비하면 그 인상 폭이 2배 이상이다.

올해 2분기 농사용전기료 을은 53.0원/㎾h으로 지난해 1분기(34.2원/㎾h) 대비 55%나 폭등했다. 올해 3분기와 4분기에도 같은 방식으로 전기료를 인상한다면 현장 농민들은 더이상 감내하기 힘들다.

이렇게 농사용 전기요금이 오르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상액 일부를 지원하는 고육책을 마련해 농가의 어려움을 덜고 있다. 농가들은 생산비 증가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2 농어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기요금, 비료 가격 등 경영비 급등과 쌀·한우 등 주요 품목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2022년 농업소득은 949만원으로 전년 대비 26.8%(348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은 종별 전기요금을 매번 정액 인상함으로써 기준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농사용 전기요금의 인상률을 사실상 더 높게 책정하는 등 농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전의 적자를 농민에게 떠넘기려는 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한전의 전기요금 현황을 보면 광업, 공업에서 이용하는 산업용 전기가 전체 사용량의 55%를 차지한다. 그다음이 공공용, 상업용으로 쓰이는 일반용 22%, 그리고 주택용이 15%이다. 농업용 전기 사용량은 전체의 4%이고 금액은 9467억원에 불과하다. 한전이 2021년 걷어간 전기요금은 57조6715억원이다. 교육용 전기 사용량은 1%에 불과하다.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은 농업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시설원예 농가 등의 작목 전환 또는 영농 포기로 이어져 농산물 공급이 부족해져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농사용 전기요금은 농업 공공성과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