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라인 도매시장, 새로운 유통 모델 돼야
[사설] 온라인 도매시장, 새로운 유통 모델 돼야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06.0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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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올해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에 들어가 있던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윤곽을 드러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는 권역별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설명회를 통해 온라인도매시장이 어떻게 운영될 지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농산물유통론에서 도매시장의 역할은 크게 농산물의 수집 분산, 농산물 유통 정보 제공, 농산물 기준가격 제시이다. 이는 전통적 관점에서의 도매시장 역할이다.

농산물 물류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90년대를 지나면서 2020년대 이후 농산물의 도매시장 경유율은 50%를 간신히 넘기는 시점에서 기준가격, 유통정보 제공의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전국 농산물의 기준가격이 되는 가락시장의 점유율도 매년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정보와 기준가격 제시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온라인도매시장은 어떤 기능, 역할을 주로 해야 할지 점검해야 한다.

가격결정 구조를 입찰방식, 정가수의매매 등 다양하게 한다고 하지만, 농식품부는 경매제 확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는 경매제 중심으로 운영되는 가락시장의 문제점이 그대로 답습될 것이고 가격의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게 된다.

경매제로 가격을 결정하면서 생기는 품질등급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가락시장에서 발표하는 농산물 등급별 가격은 품질 기준이 아니라 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당일 경매 중 상위 5%의 평균 가격을 ‘특’, 35% 평균을 ‘상’, 40% 평균을 ‘중’, 나머지 20%가 ‘하’이다.

일정한 품질 기준을 갖고 있지 않기에 정확한 유통정보라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온라인도매시장용 품질 기준을 만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또한 최저가격 기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은 점도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고 있다. 물류에 있어서도 상차도, 하차도 등이 구분되지 않고 있어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온라인도매시장으로 다양한 유통경로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도매시장이 가락시장과 같은 방식, 형태로 운영된다면 성공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온라인도매시장은 말 그대로 도매시장의 온라인화가 아니라 새로운 도매 플랫폼이 돼야 하며 플랫폼은 필요한 사람과 제공자가 자유롭게 만나는 공간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