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직후 병해충 예방 관심 기울여야
모내기 직후 병해충 예방 관심 기울여야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3.06.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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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일교차↑, 주요 병해충 발생 우려
발생 여부 자주 예찰‧등록 약제 방제
먹노린재 피해 증상. (출처=농진청)
먹노린재 피해 증상. (출처=농진청)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올해 여름에는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예보됨에 따라 각종 병해충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예방관찰과 방제가 어느 해보다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모내기 이후 발생하기 쉬운 벼 병해충을 소개하고,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예찰과 방제를 당부했다.

모내기 후 비가 자주 내리고 일교차가 커지면 도열병, 깨씨무늬병, 잎집무늬마름병, 흰잎마름병 등의 병이 잘 발생한다. 이와 함께 논 주위에서 겨울을 난 먹노린재와 벼물바구미 등의 해충들이 논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도열병은 처음에는 잎에 작은 암갈색 점무늬가 생기며 점차 긴 정사각뿔(방추형) 무늬로 변하고, 무늬 안쪽은 회백색, 바깥쪽은 짙은 갈색을 띤다. 병이 심해지면 불규칙한 무늬가 생기며 포기 전체가 말라 죽는다. 병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잎도열병, 마디도열병, 이삭도열병 등으로 나뉘며 수확 전까지 지속해서 발생하므로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도열병은 계속된 비로 기온이 낮아지고 흐린 날이 계속될 때 잘 발생하며 특히 질소 비료를 많이 주거나 논 주변 잡초를 제거하지 않았을 때 많이 발생한다.

병 피해를 예방하려면 지역과 지대별 표준 시비량을 참고해 적정량의 비료를 주고 잡초는 철저하게 제거 또는 방제해야 한다. 발병 초기에 트리사이클라졸, 아족시스트로빈 계열 등의 약제를 뿌린다.

깨시무늬병은 벼의 전 생육기간 동안 비가 자주 내려 습도가 높을 때, 양분이 떠내려가기 쉬운 사질토나 작물을 오랫동안 재배한 논에서 발생하기 쉽다. 초기에는 황색 테두리에 짙은 갈색 타원형 무늬가 깨알이 박힌 것처럼 생기며, 병이 진행될수록 그 크기가 점점 커진다. 

주로 잎에 발생하지만, 간혹 벼알에도 병이 발생해 벼알 표면에 갈색 얼룩점을 남겨 쌀 품질을 떨어뜨린다.
양분을 퇴비로 보충해 벼의 원활한 생육을 돕고 감염된 식물체는 즉시 제거해야 병을 예방할 수 있다. 등록 약제로는 트리사이클라졸, 카프로파미드 계열 등이 있다.

잎집무늬마름병은 토양이나 볏짚, 그루터기에서 겨울을 난 균핵이 잎과 잎집 사이에 붙어있다가 온도와 습도가 높은 환경이 되면 발생한다. 특히 질소 비료를 많이 주거나 벼를 빽빽하게 심으면 잘 발생한다. 

초기에는 회녹색이나 검은 잿빛의 원형 또는 불규칙한 얼룩무늬가 생겼다가 점차 잎이 하얗게 되고 표면에 갈색 균핵이 형성된다. 심하면 잎이 말라서 죽고, 줄기가 부러져 식물체가 쓰러진다. 

병을 예방하려면 비료를 표준 시비량에 맞춰 적정량 주고 벼 포기가 벌어지거나 잎들이 늘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야 한다. 트리사이클라졸, 헥사코나졸 계열 등의 약제로 방제한다.

흰잎마름병은 생육 중기인 7월 초·중순부터 나타나며 장마와 태풍, 침수로 병이 퍼진다. 발생 초기에는 잎끝이 하얗게 마르고 병이 심해지면 식물체가 말라 죽는다. 광합성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쌀 품질과 수확량이 떨어진다.

병을 예방하려면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중간기주인 잡초를 제거하고 특히, 물길을 정비해 재배지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한번 발생하면 치료하기 어려우므로 상습 발생지에는 저항성 품종을 심는다. 아족시스트로빈, 페림존, 가스가마이신 계열 등의 약제로 예방 위주로 방제한다.

먹노린재는 논 주위 산기슭에서 어른벌레(성충)로 겨울을 보낸 뒤 6월 상·중순부터 모내기한 본래 논으로 이동해 벼 줄기와 이삭 즙을 빨아 먹으며 피해를 준다. 피해를 본 벼는 가로로 불규칙한 무늬가 생기고 꺾이거나 속잎이 누렇게 말린다.

논둑과 가까운 논 가장자리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낮에 벼 포기 아래 줄기를 빨아먹는다. 피해를 예방하려면 산기슭과 가깝거나 노린재가 자주 발생하는 논, 논둑 주변의 잡초나 메워심기용(보식용) 모 등 먹노린재의 중간서식처를 잘 살펴 발견 시 약제로 방제해야 한다. 등록된 약제는 카보설판, 에토펜프록스, 클로티아니딘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 1회 발생하는 벼물바구미는 논둑이나 둑(제방)의 잡초, 산이나 숲에서 겨울을 보내고 4월 중순부터 활동을 시작해 논으로 이동한다. 모내기를 마친 직후부터 어른벌레가 잎맥을 따라 세로 방향으로 잎 앞면을 갉아 먹는 피해를 준다. 어린 벌레는 뿌리를 갉아 먹어 새끼치기(분얼)를 방해해 줄기 수가 감소하는 피해를 준다. 

상습적으로 물바구미가 나타나는 재배지에서는 모내기하는 날 모판에 약제를 뿌린 뒤 모내기를 하는 것이 좋다. 논에 뿌리는 약제로는 카보설판, 피프로닐, 카보퓨란 등이 있다.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병해충 발생 초기에 등록된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 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에 따라 등록된 약제로 방제한다. 자세한 등록 약제 정보는 농진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준열 농진청 작물기초기반과장은 “안정적인 벼농사를 위해서는 모내기 직후부터 현장 상황을 수시로 관찰해 신속히 방제함으로써 벼 병해충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길 정비와 잡초방제와 같은 재배지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