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상치 않은 마늘 가격
[사설] 심상치 않은 마늘 가격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07.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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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지난 2일 우리나라 최대 마늘 주산지인 창녕군 5개 농협(창녕·남지·우포·이방·영산) 공판장에서 2023년산 햇마늘에 대한 초매식이 열렸고 이날 경매에는 3580여 농가가 참여해 총 1779톤의 물량이 출하됐다.

창녕군 지역농협 공판장의 초매식은 마늘 가격이 결정되는 첫날이기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여기서 결정된 가격이 한해 마늘 가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 마늘 경매에서 대서마늘이 상품 기준으로 1kg에 3100원에서 3600원으로 낙찰됐다. 지난해 5600원대에 비하면 2000원에서 2500원이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 가격은 공급이 과잉될 경우, 즉 생산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하락한다. 그러나 올해 마늘은 상황이 다르다. 생산량이 지난해보다는 늘었지만, 평년보다는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가격이 하락했다.

마늘 농가에 따르면 지난겨울 냉해와 봄 가뭄이 발생하면서 마늘 생육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농업관측센터 마늘 생산량 실측 조사에 따르면 2023년산 마늘 생산량은 워낙 흉작이었던 지난해보다 7.4% 증가했지만, 평년보다는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늘 수확기에 폭우로 인해 농가들은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면서 인건비가 증가했다. 여기에 비료, 농약 등 농자재 가격 인상으로 마늘 생산비는 대폭 늘었다.

생산비는 계속 오르고 마늘 생산량은 평년보다 감소한 상황에서 가격마저 하락하고 있으니 마늘 농가들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격이 하락한 요인에 대해 농가들은 정부의 할당관세로 인한 마늘 수입을 꼽고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지난해 7월, 11월, 12월 360% 마늘 관세를 50%로 낮춰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2022년 마늘 수입량은 평년보다 약 2만5000톤이 늘었다.

이와 함께 수확기 폭우로 인해 저품위 마늘이 예년보다 많이 발생했고, 이 저품위마늘이 유통되면서 가겨 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업관측센터에서도 저품위 마늘이 조기 유통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마늘 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저품위 마늘 유통 방지에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물가를 이유로 마늘 수입을 늘리는 것도 중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