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모범사례로 꼽히던 보성 한돈농가
[기자수첩 米적米적] 모범사례로 꼽히던 보성 한돈농가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3.08.17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진 기자

최근 지속된 민원과 규제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전남 보성 한돈농가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의 농축산 관계자들이 줄을 이었다. 이 농가는 지난달 21일 ‘민원 때문에 너무 힘들다. 가족들한테 미안하다’는 내용을 담은 유서를 남기고 농장 뒤편 야산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해당 농장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를 받는 등 모범사례로 꼽히는 농장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청소상태, 악취여부 및 분뇨관리 상태, 악취 저감 시설 가동현황 등 12개 항목의 축산환경관리 전반에 대한 현장과 서면평가를 거쳐야 한다. 여기다 상하반기 연 2회에 걸친 사후관리도 받아야 한다.

이 농장은 또 전남도로부터 ‘동물복지형 녹색축산농장’, ‘무항생제축산물’, ‘농정안전관리인증’ 등도 받았다. 농장 입구부터 내부에는 조경수와 다양한 꽃을 가꿨고 농장 주변에는 냄새 저감을 위한 편백나무를 심었다. 23년간 양돈업을 하면서 지역사회 나눔 활동과 한돈협회보성지부장을 역임할 만큼 한돈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앞장서 왔다. 

이에 그를 아는 한돈업계 관계자들은 “이 농장에 문제가 있다면 양돈업을 할 수 없다”는 하소연과 함께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양돈농장의 악취 민원과 규제는 비단 이 농가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돈농가들이 민원과 규제에 시달리고 있는 사이 돼지고기의 소비는 육류 전체 소비량의 50%를 넘어서는 등 국민 먹거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더 이상의 민원과 규제로 안타까운 상황을 방지하고 국민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자리 잡은 돼지고기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서라도 실현 가능한 대책이 마련해야 한다. 마을 주변의 농장의 경우 이전이 최선이라면 이전 자금도 문제지만 대체 부지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대체 부지확보는 농가에서 찾기는 한계가 분명하다. 지자체에서 더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