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농업기술 R&D 투자
[전문가 칼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농업기술 R&D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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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2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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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사업지원팀장

오늘날 농업의 핵심 가치는 생산성 중심에서 식량안보, 환경보전, 농촌사회의 활력유지 등 다원적 기능과 기후변화, 자원 부족 등에 대비한 지속 가능성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농업의 지속 가능성으로 농업가치의 전환과 이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 왔으나, 우리나라는 미래 농업에 대한 준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기존의 농업정책이 인구 증가, 기후 변화, 환경 문제 등 변화에 직면하며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의 운영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농업기술 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이다. 

최근 몇십 년간, 농업 분야에서의 R&D 혁신은 농업의 생산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려 왔다. 농업기술은 농작물 생산 및 관리 방법, 작업 효율성 향상, 자원 관리, 유통과 판매 전략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발생해 왔으며, 이러한 농업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R&D 투자는 그만큼 중요한 과제이다.

스마트 농업과 자동화 기술을 통해 작물의 성장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조절함으로써 작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정밀 농업기술로 효과적인 토양 관리와 작물의 영양 공급 등 물, 비료 및 에너지와 같은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친환경 농업 기술과 재생에너지 활용은 화학 물질 사용을 줄이고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며, 농작업의 자동화는 인력을 대체하여 환경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ICT・BT의 발달은 농업의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등장하며, 농산업 가치사슬 전반의 부가가치 창출과 BT를 활용한 바이오산업 성장 등이 미래 신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도 농업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실용화・사업화를 강화해왔으나 충분히 효과적이지는 못한 실정이다. 농업기술이 생물적 요소와 자연조건의 변동성 등 복잡한 환경의 변화와 예측, 조절 등 장기적인 실험과 연구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화된 기술을 개발하기 어렵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접근 방식은 효율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공공부문 자원을 투입하더라도 성과를 거둘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비록 단기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더라도 성숙할 때까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유럽 등 농업 선진국들이 식품안전·식량안보·환경 등의 이슈에 따라 경제·환경 간 조화, 동식물 건강, 통합적 생태적 접근 등을 강조하며 농업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R&D 투자에 나서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는 첨단 기술분야와 국방, 안전 등 국가 필수 분야를 중심으로 한 ‘R&D제도혁신’ 투자방향을 발표했다. 비효율을 걷어낸 선도형 R&D로의 전환은 긍정적인 변화이나, 농업기술 R&D 영역이 신성장동력으로의 첨단분야와 기후변화, 식량안보 등 국가 필수 분야의 영역으로써 투자되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의 인식 차이는 아쉬운 부분이다.

농업은 우리 사회의 핵심 요소이며,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농업의 발전을 위한 농업기술 R&D 투자는 생산성 향상과 자원 효율성,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측면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제공해 왔으며, 더 나아가 우리의 식량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보장해왔다. 

농업기술 R&D에 대한 투자가 선택의 관점이 아닌,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창출해 줄 새로운 가치라는 인식과 그에 따른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