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광준 한국쌀전업농정읍시연합회장] “필리핀 타산지석···쌀산업은 국가의 근간산업”
[인터뷰-고광준 한국쌀전업농정읍시연합회장] “필리핀 타산지석···쌀산업은 국가의 근간산업”
  • 박현욱 farmwook@newsfarm.co.kr
  • 승인 2023.09.08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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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쌀전업농전라북도연합회 회원대회 특집]

농민·정부·전후방산업 한자리 모이는 화합의 장
러·우 전쟁 각종 재단으로 식량의 무기화 목격
쌀산업은 국가의 최후의 보루 식량안보 지켜야 


농민의 뿌리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 정읍. 이곳 정읍시에서 한국쌀전업농전라북도연합회 회원대회가 열린다. 특히 정읍은 단풍이 유명한 고장으로 단풍 수만큼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할 정도로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정평이 나 있다. 정읍의 대표 쌀도 단풍미인. 정읍의 소도 단풍미인한우, 심지어 수박도 단풍수박으로 브랜딩할 정도다. 이곳 정읍에서 개최되는 쌀전업농 전북연합회 회원대회 행사를 담당하고 있는 고광준 쌀전업농정읍시연합회장은 “아름다운 도시 정읍에서 쌀전업농들의 화합과 결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고광준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농업신문=박현욱 기자)

Q. 이번 회원대회를 정읍시에서 개최하게 됐다. 소감은.

A. 그동안 쌀 산업이 주목받지 못했다. 더욱이 정읍에서는 이렇다 할 큰 행사를 개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쌀전업농전북도 회원대회를 연다고 하니 농민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관심이 크며 감회 또한 남다르다. 정읍시뿐만 아니라 유관 기관에서 이번 행사에 물심양면 많은 도움을 줬다.

쌀전업농 전북도 회원대회는 단순히 행사를 위해 마련되는 자리는 아니다. 농민뿐만 아니라 전후방 산업, 정부 관계자, 소비자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쌀 산업의 미래를 위해 중지를 모으고 토론을 해보자는 취지다. 이번 대회가 취지에 맞도록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Q. 쌀산업이 중요한 이유는.

A. 쌀은 국가를 지탱하는 즉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다. 쌀 산업이 무너지면 국가가 휘청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쌀을 수출하는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달리 연간 수요량의 15% 정도를 수입에 의존했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전후 쌀값이 크게 오르자 주요 쌀 수출국들이 쌀 수출을 제한하면서 필리핀은 식량난에 몸살을 겪었다.

당시 필리핀에서 식량안보를 위해 쌀 자급률 제고, 무역 보호, 쌀 적정 재고 유지를 위한 국제 공조 등의 노력을 펼쳤는데 이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으로 다가온다. 즉 지금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책적 노력과 하나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식량은 앞으로 무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라는 질병 펜데믹으로 우리는 큰 교훈을 얻었다. 쌀은 국제적으로 시장 볼륨이 빈약하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도 경험했듯 일부 쌀 수출국들의 자의적인 수출 제한은 쌀 국제가격을 흔들 수 있다. 이를 타산지석 삼아 우리는 반드시 쌀 만큼은 식량 안보를 지켜야 한다. 

 

Q. 쌀값에 대한 생각은.

A.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쌀값. 어떻게 생각하나. 과거 쌀값과 지금의 쌀값을 비교했을 때 모든 재화를 통틀어 가장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 중 하나는 바로 쌀이다. 국민주식이라는 핑계로 정부에서 가격 상승을 막는다. 물론 국가대표 주식이라는 자부심도 있다. 하지만 농가들의 소득 창출이 되지 않으면 결국 농가 기반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정부의 물가 관리도 좋지만 쌀 농가들이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생산비 보장 방안의 근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Q. 농업 분야 정부 정책에 대해 한 마디.

A. 최근 정부가 청년농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한다. 20~40대 청년들이 농촌에 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그들에게 땅을 주고 농사를 지으라고 하면 잘 지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우선 농촌에는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인프라가 많지 않다. 그들이 놀 수 있는 문화가 농촌에는 없다는 뜻이다. 단순히 수치로 청년들을 유혹하는 지금의 정책은 오히려 농촌을 지켜왔던 고령농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 있다. 농업 정책은 복잡한 고차방정식이다. 다각도의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