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유통 2021년 합병 이후 재무 건전성 악화
농협유통 2021년 합병 이후 재무 건전성 악화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10.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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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처음 적자 300억 기록
지주회사 구매권 소유…불합리 구조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농협유통이 2021년 합병 이후 재무 건정성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유통의 매출원가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윤미향 의원이 위성곤, 김영주 국회의원,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농협유통노동조합과 공동으로 개최한 농협유통 적자, 농민·소비자·노동자에게 왜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이같이 주장했다.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농협 신경분리 사업구조 개편 추진 이후 2021년 11월 농협경제지주는 농협유통, 농협충북유통,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등 4개 유통 자회사를 통합한 ‘농협유통’을 출범했다. 농산물 구매권은 경제지주로 이관됐고, 판매권은 유통법인이 갖게 됐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농협유통이 2021년 합병 이후에 자산은 많이 감소했고 유동자산이 비유동자산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고, 부채총계 중에서도 유동부채는 증가했지만, 비유동부채는 줄어들어 유동부채 비율이 2021년 53.4%에서 65.9%로 증가하면서 재무 상태가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농협유통은 합병 이후 이익잉여금이 2021년 325억원에서 2022년 127억원으로 감소하여 이익잉여금 비율이 15.7%에서 6.4%로 급감했다. 매출은2021년 1조2000억원에서 2022년 1조3000억원으로 매출은 증가했다.

매출총이익은 1832억원에서 2293억원으로 증가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가 1822억원에서 2507억원으로 증가해 2022년 213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즉 합병 이후 매출액은 다소 늘었으나 비용이 증가해 순이익은 물론 영업이익에서 큰 폭의 적자가 발생해 합병법인의 부실을 농협유통이 떠안는 구조가 됐다고 이상민 연구위원이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농협유통의 영업이익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는 농협경제지주가 구매권을 소유하고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은 지주회사로부터 농산물을 구매하고 농업유통과 하나로유통이 각각 판매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로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농협경제제지주가 농산물 등 물품을 구매하고 농협유통이 판매만 하는 현재 구조에서 벗어나 정상적 유통회사처럼 직접 구매하도록 조정해 생산자와 소비자의 유통단계를 줄이고 전문 유통기업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

지주회사는 직접 특정 사업을 하기보다는 마케팅 등 지주회사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또한, 하나로유통과 농협유통을 통합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는 ‘불완전한 통합이 낳은 농협유통의 구조적 적자 실태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 연구위원이 발제를 진행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희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이 좌장을 맡고 이동호 농협유통노조 위원장, 문현진 사무금융서비스노조 농협하나로유통지부 지부장, 김기태 사회적경제연대회의 부설연구소 소장, 박기홍 농협경제지주 마트전략국 국장, 권영민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정책과 사무관이 참여했다.

윤미향 의원은 “농협유통만 적자구조를 감당하는 현 체계는 유통사업의 경영 일원화로 농민 소득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이루겠다는 사업 통폐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 통합 추진 등 농민과 노동자의 의견이 반영된 대책을 마련으로 구매권 독점 문제를 해결하고, 완전한 통합 체계를 통해 농협유통 통합 부작용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규혁 전국서비스산업노종조합연맹 위원장은 “농협 유통의 불완전 통합 이후 농협유통의 재정 건전성 문제는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등 노동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애꿎은 농민과 노동자의 어려움이 심화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 토론회가 농협유통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