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 회원대회 특집 인터뷰] 이철우 경북도지사 쌀 생산량이 아닌 높은 품질로 ‘밥맛’이 경쟁력 되는 시대
[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 회원대회 특집 인터뷰] 이철우 경북도지사 쌀 생산량이 아닌 높은 품질로 ‘밥맛’이 경쟁력 되는 시대
  • 백선미 기자 lunainfall@newsfarm.co.kr
  • 승인 2023.10.1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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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빅데이터 농업 결합
신규 인구·인력 유입 노력 강화

(한국농업신문 = 백선미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농업은 첨단산업으로 농촌은 힐링공간으로’라는 농업대전환 비전을 선포했다. 경북도가 추진하는 농업대전환의 핵심은 첨단화, 규모화, 기술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농업에 결합해 ‘화이트칼라’ 농업인을 육성한다. 전국 최초로 공개된 ‘사과 스마트팜’을 추진한다. 1ha의 면적에 생육 관리 시스템과 재해방지시설 등 최첨단 ICT 기술이 설치된다. 이는 데이터센터와 과원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기상이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초보 농사꾼도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도지사는 “이제 농업은 전 국민으로부터 응원받는 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인 스스로 긍지를 가지고 보조사업에 의존하는 체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근로자와 똑같이 열심히 일하는데, 땅도 가지고 있는 농업인이 더 못 살 이유가 없다”며 “기업형 농업인들이 많이 생겨나 세금도 내고 기부도 많이 하는 문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쌀전업농 회원들에게 인사 말씀

제9회 경상북도 쌀전업농회원대회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고향의 들녘에서 구슬땀 흘리며 대한민국의 주식을 책임져 주시는 홍의식 도연합회장님과 시군회장님을 비롯한 1만여명의 회원 여러분께 특별히 감사 말씀을 전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 4~5월 냉해와 우박, 6~7월 집중호우, 8월 태풍 등 끊이지 않는 자연재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가을을 맞았다.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지만, 회원 여러분들께서 자식처럼 돌봐주신 덕분에 지금 경북의 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경상북도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농도(濃度)’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대한민국이 식량주권을 지질 수 있는 것도, 모두 여러분들의 노력 덕택이다. 밥상 위에 오르는 하얀 쌀밥을 볼 때마다 여러분의 노고를 떠올리며 농민들의 권익 증진을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다.

경북 농업 발전을 위한 공약을 소개한다면.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일상화된 이상기후로 안정적인 농산물 체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한민국 농업환경에서 첨단화·규모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농업선진국인 네덜란드에 방문해 현장을 꼼꼼히 살펴본 후에 그 방향이 옳다는 데 큰 확신을 얻었다. 특히 시설원예는 스마트 온실을 통해 환경의 영향을 덜 받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우선적으로 추진해 보려고 한다.

우선 전국 최대 규모인 42.7ha의 스마트팜혁신밸리를 상주시 사벌국면에 조성했다. 청년 농업인 교육과 임대형스마트팜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스마트팜 기술의 테스트 배드 역할을 하는 실증단지에 21개 기업이 입주해 스마트팜 국내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또 혁신밸리를 거점으로 매년 배출되는 청년 농업인들이 지역에 정착해 스마트팜을 경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영천, 봉화, 예천 등으로 임대형 스마트팜을 확대 조성하는 한편, 스마트팜을 지을 수 있는 부지도 만들어 장기 임대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노지 작물 스마트화도 시급한 과제다. 노지재배는 농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노동력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반가운 것은 안동 사과에 이어 의성 마늘까지 ‘농림축산식품부 노지스마트농업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앞으로 밭작물까지 스마트농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원의 경우, 안동시 임하면 오대리 일원에 61ha의 사과 스마트 과원을 구축했으며, 구축된 사과 스마트농업 모델을 우리도 사과 농가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어 밭작물은 단년생, 이모작 등 특성상 스마트화하기 어려운 작물인데, 앞으로 3년간 245억 원을 투자해 의성군 사곡면 일대에 95ha 규모의 자동관수, 스마트 농기계 등이 적용된 스마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에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사과와 마늘을 기반으로 포도, 고추 등 우리 경상북도 대표 품목을 노지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겠다.

농촌고령화 대비 청년농업인 육성을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농촌에 새로운 인력은 필요하다 못해 절실하다. 경상북도는 단 한 명의 청년이라도 농촌에서 정착하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농업의 디지털 혁신 성장을 주도할 청년 농업인 5천 명 육성을 목표로, ‘경북 디지털 청년 농업인 육성 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핵심은 예비 청년농업인의 진입 창구를 다각화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농업에 진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진입 초기에 소득 불안이 가장 힘들다고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했다.

살고, 머무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지만 ‘디지털’에도 방점을 찍었다. 전문교육 프로그램 지원은 물론, 스마트팜, 식물공장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인프라를 마련해 농업의 고도화 및 디지털화를 촉진해 나갈 예정이다.

농사를 짓는 일뿐만 아니라 농식품 기업 유치, 신규 창업 활성화 지원, 영농기반 제공 등을 통해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해 농촌지역에 청년 유입도 활성화 해 나간다. 아울러 청년에게 중요한 것은 또래와의 ‘소통’이다. 정책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공동체 활동 등을 지원함으로써 침체한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나가겠다.

경북도만의 농촌 일손부족 문제 해결 방안은.

우선 공공영역에서 76만 명의 인력공급을 목표로 장단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인력 지원시스템 구축, 내국인 근로자 공급 활성화, 외국인 계절근로자 공급 확대 등 인력지원 종합계획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매년 11월 말까지 농번기 농업인력 수급 지원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시군별 인력수급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농식품부, 시군, 농협과 상시 협조체계를 유지해 농가 애로사항과 긴급 인력 공백 상황 등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도농인력중개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일손이 필요한 농가와 희망 구직자를 연결해 농업 분야에 특화된 일자리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반응이 꽤 좋다.

내국인 근로자 공급도 활성화하고 있다. 농촌인력지원센터와 중개센터를 전 시군에서 46개소를 운영하며, 체류형 영농작업반, 도농상생 일자리 채움사업, 국민참여형 농촌일손돕기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농촌인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농업 분야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7432명 배정받아 현재까지 4천여 명이 입국해 농가에 일손을 보태고 있다.

또 광역비자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광역 정부가 법무부의 비자 발급 및 결정 권한의 일부를 받아, 지역에서 필요한 인력과 인재를 주도적으로 선정하고 인력 유치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인력과 이공계 우수 인재와 함께 배우자나 자녀와 그 부모까지도 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제도가 현실화되면 지역의 인력난은 자동 해소되고, 인구 증가와 함께 국가 경쟁력 강화까지 이어지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쌀농가 농업소득향상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경북도의 벼 재배면적은 2023년 기준 9만927ha로 전국 70만8041ha의 13% 수준이다. 도 농업인구 16만9000여 가구 중 벼 재배농가가 8만2000여 가구로 49%를 차지하고 있어 쌀농사는 우리 경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제 쌀은 생산량이 아닌 높은 품질로 ‘밥맛’이 경쟁력이 되는 미식의 시대가 도래했다. 경북도는 1998년 전국 처음으로 벼 육묘장 설치 지원사업을 추진해 전국으로 확대·보급했다. 지난해 6월 기준 2258개소에서 경북도 벼 재배면적의 76%인 6만9000ha에 우량모를 공급했다. 이를 통해 벼 육묘에 따른 노동력 86%, 육묘비용 52%를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규모 벼 재배농가를 대상으로‘벼 재배농가 대형농기계 지원’ 사업과 ‘벼 재배 생력화 장비 지원’, ‘명품 쌀 재배단지 조성’ 등 다수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만큼 수요와 판로 개척도 중요하다. 이에 기업 연계형 ‘특수미 생산‧가공‧유통 기반 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밥쌀용 쌀의 생산 조정으로 구조적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농가 안정 판로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경북 쌀의 인지도 확산과 유통소비 확대 방안이 무엇인지.

“식사하셨습니까?”라고 인사하던 때가 있었다. 가난해서 밥을 먹었는지가 인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세월이 달라졌다. 밥 말고도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이고,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 먹는 문화도 아니다. 식생활 변화와 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1인당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도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우리 쌀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고와 쌀 소비촉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 캠페인, 대형 행사장 경북 우수브랜드 쌀 홍보 등 다양한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1인 가구 증가, 택배 주문 증가 등 변화하는 유통환경과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고품질 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착안해 마케팅과 유통 또한 다른 방식을 찾고 있다.

특히 경북 쌀의 인지도 향상을 위해 ‘경북 6대 우수브랜드 쌀’을 선정하고, 선정된 브랜드 경영체에 홍보·마케팅과 포장재 구입 등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한다.

또 RPC와 DSC를 대상으로 노후 가공시설 개보수와 벼 건조저장시설 확충 등 국·도비 지원사업을 통해 고품질쌀 유통활성화 기반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경북도연합회 회원대회를 찾아주신 쌀전업농 회원들께 말씀

우리 부모세대는 밥그릇에 붙은 쌀 한 톨도 남김없이 먹으며 쌀을 귀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그 정신은 변함이 없다. 세월이 바뀌어도, 여전히 쌀은 귀하고 밥은 하늘이다. 한국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도 현재진행형이다. 그 밥심으로 농사도 짓고, 일도 하고, 한류도 일으키고 선진국이 됐다고 자부한다. 그렇기에 여러분께서 하시는 일이 더 없이 귀하고 중하다는 사명감을 가져주시길 특별히 당부드린다.

당면한 문제는 함께 해결해 나가면 반드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국내 쌀값 변동, 농기자재 가격 상승 등 직면한 상황을 벼 재배 농가들이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쌀전업농 회원 중심으로 고품질 쌀 생산과 적정 면적 유지에 힘을 모아야 한다.

경상북도에서는 생산비 및 노동력 절감을 위한 시설 설치, 농기계 지원 등으로 벼 재배농가의 소득 안정화와 대내외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늘 부족하게 느껴지더라도 도지사가 여러분과 함께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농업인이 우대받는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