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인터뷰-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연대·협력, 쌀산업 리더 조직으로 도약 필요”
[창간특집 인터뷰-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연대·협력, 쌀산업 리더 조직으로 도약 필요”
  • 박현욱 farmwook@newsfarm.co.kr
  • 승인 2023.10.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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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쌀전업농 정책 파트너로 ‘신뢰’ 쌓아야
쌀전업농 규합···밀도있는 조직 재정비도 주문 
농업신문 미래 농촌 대변하는 전문지 활약 기대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

(한국농업신문=박현욱 기자) 한국농업신문이 창간 11주년을 맞았다. 농업신문은 그동안 미래 농업의 새 길을 열기 위해 7만여 쌀전업농과 350만 농업인과 함께 농업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에 매진했다. 특히 쌀 산업과 관련해서는 다채로운 쌀산업 소식을 다루며 국내 대표 쌀전문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은 창간을 맞아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을 인터뷰했다. 



- 한국농업신문이 창간 11주년을 맞이했다. 소회는.

한국농업신문은 그동안 쌀전업농뿐만 아니라 농업분야 전반의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소식들을 현장 목소리를 담아 농민들을 대변해왔다. 가뜩이나 침체된 농촌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작업은 농업 분야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농업에서 언론은 단순히 정보 전달만을 위한 도구는 아니다.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인 감시와 견제도 필요하지만, 전문지는 전문지 나름의 특수성을 띤다.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농업분야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지식인들의 철학과 생각을 가다듬고 전파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대정부 대국회 견제 역할 수행 시 농민의 입장에서 반영하는 일도 한국농업신문 그리고 전문지들이 견지해 왔던 태도다. 농업신문이 창간 11주년을 맞아 감회도 새롭지만, 그동안 이 같은 철학을 일관되게 지켜준 농업신문 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앞으로도 언론의 역할은 가볍지 않다.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 정책적인 대안 제시는 물론 심도있는 분석 기사들을 쏟아내 농촌 발전에 일조해야 할 책임이 있어서다.

농업전문지는 일반 언론과는 다르다. 때론 시어머니처럼 잔소리도 필요하지만, 농민과 농촌의 든든한 조력자로 농업을 지켜줄 파수꾼으로서의 역할도 막중하다. 이제 11주년을 맞은 한국농업신문이 미래 100년 농업을 대변해 줄 대표적 전문지로 활약하길 기대한다.
 

수확기 쌀값이 오름세를 보인다. 올해 작황은 어떻게 예상하나.

최근 쌀값이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데에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부에서도 이번 수확기 쌀값을 20만원(80kg당)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당초 정부에서는 20만원을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쌀값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평년 동기 대비 약 8.6%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현장에서도 혹명나방 등으로 인한 병해충 문제가 발생하면서 생산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속됐지만, 정부의 예측대로 올해는 적정 생산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쌀전업농도 농가들의 소득보전을 위해 정부와의 협상에 나서는 등 많은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작황의 문제보다) 농촌 현실을 살펴보면 암울하다. 현재 농가들은 코로나19, 러우 전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원자잿값과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쌀값이 평년 수준을 회복한다고 해서 농가들의 어려움은 다소 해소될 수 있으나 농가들의 소득은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정부에서는 20만원의 쌀값을 회복했다고 해서 안주하면 안 된다. 강력한 수급안정대책으로 안정적인 농가 소득을 보전할 수 있어야 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 중장기 쌀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은.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쌀에 집착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쌀이 중요한 식량자원이자 국가 안보였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명제이긴 하지만 소비자들은 쌀 이외에도 다른 먹거리가 넘치다보니 쌀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 농민들도 이 같은 현실에 대한 고민과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특히 막연한 쌀 생산량 예측은 농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다. 먼저 빅데이터들을 통해 쌀 생산·소비량 예측을 고도화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한해 쌀 소비량이 360만톤 이라면 이에 대한 계획 생산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쌀 전업농과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다. 그동안 정부와 농가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역사를 반복했다. 때문에 정부에서 정책을 발표해도 피해를 농민들이 발생하다 보니 정책의 효능을 느끼지 못하는 농가들이 많았다. 모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농가와 정부의 '신뢰'가 기본이다.
 

- 4년간 쌀전업농의 수장으로 활동해 왔다. 쌀전업농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들은 무엇이라 보는가. 앞으로 쌀전업농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쌀전업농의 발전을 위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농가 스스로 회원을 늘리고 조직의 볼륨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 마련이 절실하다. 회장이 된 후 회원 배가 운동을 벌여 왔으나 우리 조직 스스로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미래 쌀산업을 위한 밀도있는 정책 제언도 물론 필요하지만 쌀전업농을 더욱 규합하고 조직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관련해 쌀의무자조금 도입도 필요하다. 자조금은 해당 산업의 젖줄이자 산업 발전에 막대한 동력이 된다. 축산의 경우 수백 억원에 달하는 자조금을 활용해 어려운 여건에 처했을 때 이를 헤쳐나가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쌀의 경우 원예 등 타 품목에 비해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진지한 토론과 숙고, 치열한 협의는 실종된 상태다. 

지금까지 쌀전업농중앙연합회사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앞으로 치열한 노력과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제13기 지도부 시군지부에서 새로운 집행부들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지속 가능한 쌀 산업을 위해 필요한 일들과 정부 대책은 무엇이라 보는가.

앞에서 얘기했듯 이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생산만 하면 팔 수 있는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있다. 쌀 품질을 높이기 위한 농가 스스로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물론 많은 농가들이 고품질, 프리미엄 브랜딩으로 쌀의 새로운 탈출구를 여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 쌀은 물론 쌀가공품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대안과 토론, 숙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RPC라는 좋은 창구가 있다. 정부에서 RPC를 활용한 강력한 대책을 통해 고품질 벼를 수확할 수 있는 여건과 인센티브를 만들어야 하며, 농가에서도 정부 정책에 따를 수 있는 의지 또한 필요하다. RPC를 통해 고품질 벼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연간 360만톤 수매 정책도 검토해야 한다.  
 

- 쌀전업농회원들에게 한 마디.

어려운 시기 우리 쌀전업농들이 잘 견뎌오고 있다. 이제 쌀전업농은 27살이 된 어엿한 청년이다. 그동안 부진했던 일들을 반면교사 삼아 지속 가능한 쌀산업을 영위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혼자만의 이기주의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다. 농민단체답게 연대와 협력으로 미래 농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주체로서 다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