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정감사-농협중앙회] 도덕적 해이 우려 농민을 위한 농협 주문
[2023 국정감사-농협중앙회] 도덕적 해이 우려 농민을 위한 농협 주문
  • 박현욱 farmwook@newsfarm.co.kr
  • 승인 2023.10.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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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RPC 수매가 하락 대책 요구
농민 위한 사업 농협 배불리기 그만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한국농업신문=박현욱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지난 13일 농협중앙회와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농민을 위한 조직이 농협 임직원들의 배불리기에 나섰다며 도적적 해이를 질타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를 중계한다.



농협 RPC, 수확기 쌀 수매가격 하락 우려

이번 국정감사에는 쌀값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농협 RPC의 수확기 쌀 수매가격에 대한 우려를 집중 질의했다. 쌀값의 지표가 되는 경기, 강원 지역 농협 RPC 11개소의 쌀 수매가격이 평균 7만7411원(40kg)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425원 하락해 농협 RPC의 수확기 쌀 수매가격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 의원은 “농협 RPC 쌀 수매가격 하락이 자칫 수확기 쌀값에 영향을 줘 또다시 하락하는 것 아니냐”면서 "2022년 기준 전체 쌀 생산량 중 농협 RPC가 44%를 수매하고 있는 만큼 농협 RPC의 쌀 수매가격은 쌀값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유류, 비료값, 인건비는 폭등하고 농업소득은 최악인 상황에서 올해 수확기 쌀 수매가격마저 떨어진다면 농가소득 악화는 자명한 일“이라며, ”지난해 농협중앙회는 쌀값 폭락에 따른 지역농협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던 적이 있지만, 농업소득이 최악인 만큼 올해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농협 RPC의 쌀 수매가격 인상 및 지역농협 손실보전 방안 등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농협은행 금리로 이익 성과급 잔치

이날 국감에는 농협직원들의 성과급, 퇴직금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농협은행이 5년간 이자수익만 1조 7392억원 증가했지만 사회공헌비는 줄고 성과급만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농협은행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 이자수익은 지난 5년간 33%나 증가했으며 사회공헌비는 같은 기간 112억원 줄어든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과급은 크게 늘었다. 최근 5년간 성과급은 26.2% 늘었으며, 이중 기관장이 지급한 지난해 특별성과급은 2018년과 비교해 80.8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지난 5년간 성과급이 증가할 때 사회공헌비가 낮아져 농협은행이 서민과 온기를 나누는 따뜻한 금융기관이란 소개가 무색할 정도”라며 “농협은행은 본연의 설립 취지를 잊지 않고, 농업·농촌에 대한 공헌과 발전을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농협은행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2.38%)는 제1금융권 은행들보다 높은 수준이고 농민들이 고금리로 신음하는 동안 농협은행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0.7%, 47.5% 상승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정훈 의원은 “치솟는 생산비와 쌀값 폭락 등의 여파로 지난해 농업소득이 폭락했다. 신용불량자도 크게 늘고, 농지를 담보로 빚을 냈다가 못 갚는 농민들도 늘고 있다. 농민의 삶은 더 고달파졌는데 농협만 배를 불려서는 안 된다. 단기적 이익에 매몰되지 말고, 다른 시중은행과는 다소 다른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인지하며, 농업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협 직원 횡령 빈번 징계는 솜방망이

이날 농협 직원의 도덕적 헤이 문제는 농협 국감의 단골 이슈가 됐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은 농축협과 농협은행의 크고 작은 횡령 사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처벌은 경징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2017년부터 2023년 8월까지 농축협과 농협은행에서는 총 264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전체 횡령 규모는 594억에 달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계는 턱없이 약해 농협의 제식구 감싸주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농축협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에 대한 임직원 징계 현황을 살펴보면, 238건의 횡령 사고에 대해 총 6,824건의 징계가 이루어졌는데 이 중 해직은 674건에 불과, 10%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홍문표 의원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지역 농축협의 횡령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눈감아주는 농협중앙회가 근본적 문제일 수 밖에 없다”며, “신뢰가 생명인 금융권에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마냥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보다는 범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내부 통제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