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 특집] 농업의 미래…농산업 로봇 어디까지 왔나③ 인력난‧노동력 절감 해결사 부상 ‘축산 로봇
[창간 11주년 특집] 농업의 미래…농산업 로봇 어디까지 왔나③ 인력난‧노동력 절감 해결사 부상 ‘축산 로봇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3.10.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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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착유기, 포유기’ 국산화…가격경쟁력 갖춰
정부, 2027년 스마트축사 30% 이상 달성 지원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노동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축산업 환경에 자동화‧데이터화 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낙농‧한우 농가의 경우 인력이 필요한 일이 많아 자동 로봇의 개발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산 로봇은 해외에서 제작돼 가격이 커 농가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축산 기계 개발에 국내 축산업 관계자들도 관심을 보이며 정부에서도 축사의 스마트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선 스마트축사 전환이 필수적이다. 축산농가에서도 축산 로봇에 대한 관심과 도입 등이 필요하다.

TMR(완전배합사료) 급이로봇.
TMR(완전배합사료) 급이로봇.

사료급이로봇, 노동력 50% 절감 효과
지속되는 인력난으로 축산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료 급이 로봇이 노동력 절감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TMR(완전배합사료) 급이로봇은 농장주가 사료 주는 시간‧횟수‧양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소에게 먹이를 주는 자율주행로봇이다. 

사료 주는 시간이 되면 사료배합기에 입력된 양의 사료를 담아 바닥에 설치한 마그네틱 라인을 따라 주행하면서 정확한 장소에 정량의 사료를 자동으로 공급한다. 또 무선 배터리를 사용하며 사료 공급 후 자동충전 장치로 복귀한다. 

고감도 전자저울과 센서를 통해 사료 배급 중 소들이 머리를 내밀면 서행하거나 멈추는 등 안전성도 갖추고 있다. 배합 사료는 부피가 커 사람이 직접 공급하는데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하나 사료 급이 로봇을 통해 노동력이 50% 이상 절감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로봇착유기. (출처=농촌진흥청)

국산 로봇착유기 개발…60% 비용 절감
농촌진흥청과 ㈜다운이 함께 국산 로봇착유기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존 국내에서는 헤링본식, 텐덤식 착유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지만 인력이 많이 필요해 자동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로봇 착유는 착유자 없이 기계 스스로가 착유하는 시스템으로 2000년대부터 조금씩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외국산 착유기는 가격과 유지 관리비가 높아 농가 부담 커 2021년 2월 기준 국내에 도입된 외국산 로봇착유기는 153대로 전체 낙농가의 약 2%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국산 로봇착유기는 농가 보급 가격이 외국산 대비 60% 수준인 2억원 내외로 초기 투자비 부담을 낮췄다. 또 소모성 부품은 사용제품을 사용 가능해 유지 관리비 또한 절반으로 감소했다.

기능적으로 외국산과는 유두 감지를 2대의 3D카메라와 엉덩이 좌표를 이용해 인식, 유두 세척은 일체형 착유컵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또 3D카메라를 이용한 유두 인식 기술로 빠른 유두 감지 인식능력과 유두의 색상 구분 없이 찾아내는 능력이 우수하다.

외국산 제품은 세척, 착유, 침지가 따로 진행돼 각각 유두를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국산은 일체형 착유컵 개발로 한 번에 유두를 인식해 착유컵을 부착하면 세척, 착유, 침지 순으로 모든 공정이 완료되도록 해 착유 작업을 단순화하고 가축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

로봇포유기 ‘송아지 유모’. (출처=농촌진흥청)

축산원 ‘송아지 유모’ 가격경쟁력 높아
로봇을 이용해 송아지를 키우기도 한다. 로봇포유기는 송아지에게 자동으로 젖을 먹이는 로봇으로 노동력 절감에 도움이 된다.

국내에는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송아지 유모(CALF U-MO)’가 있다. 송아지 유모는 IT기술을 응용해 송아지 출생 후 일수와 체중에 따라 하루 동안 급여량을 계산해 나누어 젖을 먹인다. 또 이유식 훈련프로그램이 작동해 건강한 송아지로 자랄 수 있다. 송아지의 과식이나 급체 방지, 성장 능력과 섭취 상태 등 영양상태 분석이 가능해 개체별 맞춤형 사양 관리와 질병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인공지능 기능으로는 젖을 먹여야 하는 송아지가 입장하면 젖꼭지가 나타나고 체중에 따라 높이가 조절되며 열려있던 문을 자동으로 닫는다. 또 송아지가 다 먹으면 젖꼭지는 다시 숨고 뜨거운 물로 소독되며 출구문이 열리고 옆과 뒤쪽에서 송아지를 밀어내는 장치가 있다.

축산원에 따르면 사료섭취능력이 35%, 성장 31%, 반추위발달도 33% 이상 향상되는 등 송아지 강건성과 성장효과가 탁월했다. 가격 또한 외국산 로봇포유기에 비해 1000만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료정리‧분뇨처리 등 로봇 다양해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로봇들도 개발되고 있다. 렐리에서 개발한 자동 급이 푸셔 ‘유노’는 사료를 자동으로 밀어주는 로봇이다. 주야간 구분 없이 24시간 사료를 채식장쪽으로 밀어주어 모든 개체가 양질의 사료를 고르게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사람이 사료를 밀어주기 어려운 야간에도 소들의 고른 사료 섭취가 가능해지므로 소들의 건물섭취량이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급이 펜스를 따라 자동으로 이동하며, 펜스에서 적절한 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초음파 센서가 장착돼 있다. 급이 펜스가 없는 곳은 금속 가이딩 주행로를 따라 이동할 수 있다. 또 충돌 감지기가 장착돼 있어 장애물에 닿았을 때 바로 멈출 수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로봇청소기처럼 우사를 청소하는 로봇도 있다. 렐리에서 개발한 로봇분뇨청소기는 자동으로 이동경로가 입력되면 세척수를 분사하며 분뇨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청소를 한다. 내장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피해 자율 주행하며 주행 경로 시작과 끝인 급수대에서 충전과 급수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인력 없이도 지속해서 분뇨를 제거할 수 있어서 소의 질병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

첨단 ICT 기술 접목, 스마트축사 전환
로봇과 더불어 첨단 ICT를 접목한 스마트 축사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농업혁신 및 경영안정 대책’으로 2027년까지 축사의 30%를 스마트화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축사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융복합해 PC 또는 모바일을 통해 온·습도 등 축사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사료 및 물 공급 시기와 양을 원격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농장이다.

환경관리기, 냉난방기, 송풍팬, 안개분무기, 전정감지, 악취 모니터링 등 축사 내‧외부 환경을 모니터링 하고 조절할 수 있는 장비가 갖춰지게된다.

또 발정체크기, 체중측정기와 같은 바이오센서와 CCTV 등을 통해 가축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양돈‧양계 축사 사료‧음수 자동 급이기와 낙농‧한우 축사의 로봇착유기, 사료급이기처럼 자동화 장비를 통해 노동력이 간소화된다.

한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축산분야에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질병을 예방하고 가축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트리플렛(TRIPLETS)’을 개발했다.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축사 시설·가축·환경·에너지 등 실시간 정보를 활용해 디지털 공간에 가상 축사를 구축·분석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사육밀도, 가축 그룹관리 등 축사 제어·운영·환경변화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실제 축사에 반영, 생산성을 높이고 최적 축사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