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산지 쌀값 하락…20만원대 무너지나
계속되는 산지 쌀값 하락…20만원대 무너지나
  • 연승우‧박현욱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11.1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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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생산량, 10월 추정치보다 많아
RPC‧도정공장 매입 미뤄 농협 쏠림 현상 발생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지 쌀값이 20kg 5만346원으로 10월 5일자보다 7.5% 하락하면서 20만원대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쌀값은 10월 5일 5만4388원으로 9월 구곡보다 8.3%이상 상승했으나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산지 쌀값이 하락함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가 매입한 쌀의 공매는 실시하지 않고, 공공비축미 산물벼 12만톤 전량을 12월부터 정부가 인수해 시중에 공급하지 않겠다고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정부양곡 40만톤을 내년에 사료용으로 판매해 재고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산지유통업체의 RPC 기여도 평가 시 조곡(벼) 거래도 인정하는 등 쌀값 안정을 위한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수확기 쌀값이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장 의견을 반영하여 쌀값 안정 방안을 조기에 마련했다”라고 밝히면서 “지속적으로 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장 동향을 점검하고 의견을 수렴하면서 실효성 있는 조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지 쌀값이 하락하는 원인에 대해 현장에서는 민간RPC와 도정공장이 매입을 늦추고 있어 가격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민간RPC에서 현재 7만톤 넘게 신곡이 과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매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벼가 농협RPC로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군에서 공공비축미곡 매입을 하고 있다.(사진=영덕군청)
영덕군에서 공공비축미곡 매입을 하고 있다.(사진=영덕군청)

농식품부 매입현황에 따르면 올해 민간RPC는 30만2000톤 매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10일 기준으로 10만9000톤만 매입하고 있어 목표 대비 36.3%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비RPC농협은 63만4000톤 목표를 초과해 70만6000톤을 매입하고 있어 과부화에 걸린 상태이다. RPC를 보유하고 있는 농협이 75만4000톤을 매입해 목표량의 75% 밖에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방철환 농협중앙회 양곡육성팀장은 "지금 농협에 쌀 물량이 몰려 매우 힘든 상황"이라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나 많은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쌀값이 떨어져 민간 RPC에서 관망 분위기가 있는 것도 한몫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민간 RPC보다 더 많은 물량을 흡수하는 도정공장에서 사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66만톤을 농협에서 매입했는데 이 상태로 지속하다가는 190만톤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장 힘들었던 재작년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쌀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쌀 생산량이 예상치보다 많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서 지난달 6일 발표한 2023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368만톤이었다. 10a당 생산량은 전년과 유사한 520kg(10a)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발표한 생산량은 370만2000톤으로 예상치보다 2만2000톤이 많다. 이는 농식품부가 예측한 신곡 예상수요량 361만톤보다 9만2000톤이 초과된 양이다.

임병희 총장은 “통계청 쌀생산량이 예상치보다 2만톤이상 많게 나왔는데 현장 이야기랑 많이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2023년산 쌀은 안정적인 수급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나 일시적 재고부담으로 인한 쌀값 불안 요인도 있는 만큼, 현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정부의 쌀값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