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고품질 쌀 ‘해들’ 만든 주역…밥맛으로 승부
이천시 고품질 쌀 ‘해들’ 만든 주역…밥맛으로 승부
  • 정새론 기자 jsr02051@newsfarm.co.kr
  • 승인 2023.11.2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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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 생산, 유통, 마케팅 등 최고 위한 노력
새로운 농업 적극 수용…청년과 화합도 중요

(한국농업신문= 정새론 기자)

이천 지역은 예로부터 임금님에게 올리던 쌀로 유명하다. 하지만 2017년까지 이천 쌀은 국내 품종인 추청을 많이 재배했지만, 일본에서 들여온 고시히카리, 히토미보레 등 일본 품종 재배도 많았다. 농촌진흥청과 이천시는 일본 품종을 대체하고 수확량보다는 밥맛이 좋은 국내 우수 품종을 육종하기 위해 벼 육종가, 이천쌀연구회 및 농업인, 소비자 평가단과 협력해 해들쌀을 개발했고, 신품종 선정위원회에서 최고품질 쌀로 선정됐다. 이에 한국농업신문은 이천의 고품질 쌀인 해들에 대해 알아보고, 해들을 탄생시킨 주역인 이상열 이천쌀연구회장을 만나보고자 한다.

시행착오 끝에 지금까지 과정은

현재 이천쌀연구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상열 회장이 농업 전선에 뛰어든 이유가 남다르다. 이상열 회장과 부친은 본래 백사면에서 벽돌 공장을 했다. 하지만 앞으로 벽돌 공장이 희망이 없다고 느껴, 비전과 매력이 있는 농업으로 길을 틀었다. 하지만 그 길은 너무 험난했다. 전문 직종도 아니고,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껴 농업기술센터을 다니며 교육을 꾸준히 받았다. 교육을 다 받고 매뉴얼대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그 시행착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차가 쌓이다 보니 주변에 농업을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모이다 보니깐 단체를 만들게 됐고, 70명 정도의 단체가 만들어지게 됐다. 농사 초창기에는 친환경도 했었다. 당시에는 농사일이 적으니깐 친환경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됐다. 하지만 땅을 점차 늘려나가고, 대농으로 바뀌다 보니 친환경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놓게 됐다. 이와 같은 노력을 한 결과, 현재 해들 1만평, 알찬미 2만평, 총 3만평의 논농사를 하고 있다. 또 2019년에는 이와 같은 공로로 이천시 농업인대상 쌀 생산분야에 선정됐다.

해들쌀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데.

해들쌀은 기존 이천에서 재배했던 일본산 조생종 벼인 고시히카리와 히토미보레를 국내 품종으로 바꾸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 탄생했다. 해들쌀은 농촌진흥촌, 이천시, 이천쌀연구회 등 다양한 사람이 합작해 만든 품종이다, 해들쌀의 장점으로는 쌀이 투명하고, 부드럽고 찰져 밥맛이 좋다. 특히 병해충과 날씨에 강하다는 특성이 있다. 올해는 날씨 변화가 유독 심했고, 혹명나방 병해충 피해, 수발아 등의 현상이 겹쳤지만 해들은 다른 품종에 비해 피해가 적었다. 
또 해들은 키(75cm)가 히토메보레(85cm)와 고시히카리(106cm)보다 작아 태풍의 피해가 적다.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서는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토양의 토질이 어떤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요즘에는 자신의 토양 시료를 채취해 농업기술센터로 가면 무료로 토질을 확인해준다. 토양 분석을 진행하면 비료, 질소, 인산 등이 얼마나 들어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 이후에 진행하는 물 조절과 비료 시비량 등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해야 하는 것은 토질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밥맛을 좋게 하기 위한 방법은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료 적정 사용이다. 비료 적정 사용하지 않고 욕심을 부려 비료나 퇴비를 더 많이 되면 단백질 함량이 높아진다. 단백질이 높은 쌀은 딱딱해지고, 무거워지고 거칠어진다. 그렇기에 고품질 쌀을 만들려면 비료 적정 사용이 필수적이다.

건조 과정도 중요하다. 다른 곳은 급하니깐 빠르게 빼내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쌀에 분열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의 경우는 오래 걸리는 것은 최대 48시간까지 건조한다. 불을 때서 말리기도 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 바람을 불기도 한다. 또 이것을 바로 도정하는 것이 아닌 저온 보관하고, 며칠 이후 다시 열을 빼는 고난도 공정을 거친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 급격한 온도 변화가 없어서 쌀이 깨지지 않는다.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보 교류다. 이천시의 경우에는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특히 청년과의 정보 교류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농사를 지었던 중장년층들은 청년들에게 농사 노하우를 알려주고, 청년들은 신문물에 대한 정보력이 많고 빨라 중장년층들에게 공유한다. 이처럼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더 좋은 품질의 쌀이 탄생하리라 생각한다.

쌀 브랜드화에 대한 생각은

고품질 쌀은 재배, 생산도 중요하지만, 마케팅과 홍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추석 같은 경우에는 박스 하나에 1kg 쌀 네 개가 들어갈 수 있게 제작해 판매했다. 추석은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쌀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 소포장된 1kg 쌀을 하나씩 나눠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이천시와 협업해 새로운 마케팅을 추진했다. 쌀 포장지에 QR코드를 새겨 찍으면 이천시 홍보과인 문화관광과로 넘어가 이천시와 쌀 동시에 홍보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혹은 QR코드를 찍으면 쌀의 생산, 도정, 판매 과정이 담긴 영상으로 넘어갈 수 있게 만들어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신뢰도를 쌓았다.

오빠네쌀은 어떻게 명명하게 됐는지

자신만의 쌀 브랜드와 브랜드 이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빠네쌀의 경우는 주 소비자층이 거의 여성분들 혹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다. 로컬푸드점이나 이천 쌀 축제에서도 오빠라는 이름 명칭 덕분에 조금 더 많이 팔렸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일화가 있다. 과거 이천 쌀 축제에 오는 복지센터 노인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복지센터 노인들에게 총 200개의 쌀을 무료로 제공하고, 입맛에 잘 맞았는지 복지센터에서 쌀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오기도 했다. 이처럼 홍보나 마케팅도 똑똑하게 해야 한다.

스마트 농업 적극적 활용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스마트 농업에도 뛰어들었다. 자동화 물꼬 사업, 드론, 드문 모심기 사업 등을 진행했다. 드론의 경우는 이천시에서 보조를 받아 자격증을 취득했다. 다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 위주로 드론을 사서 운영하고 가르치기도 했다. 드문 모심기 사업은 지난해부터 백사면 일대 농가에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드문 모심기는 모내기할 때 간격을 드물게 심는 농법으로, 기존 3.3제곱미터당 모 60~70주를 심었던데 반해 드문 모심기는 40~50주 정도를 심는다. 드문 모심기의 장점은 수확량이 줄지 않고, 병해충에도 강하다. 또 쉽게 일을 끝낼 수 있고 드문 모심기를 통해 인력과 비료 등 전체적인 부분이 절감돼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

고품질 쌀에 대한 쌀농가의 역할은.

고품질 쌀을 만들기 위해서는 농업인 대표가 농업인들의 버팀목이 되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대표들은 농민들한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대변해줘야 한다. 현재 우리 이천쌀연구회는 서로서로 버팀목이 다시 주고, 의견을 끊임없이 공유하고 상부에 타당성 있게 보고한다.

또 우리가 잘 되려면 다른 작물의 농사를 짓는 사람과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닌 시너지를 낼 수 있게 서로 도와야 한다. 하나의 사례로 올해 처음으로 경축순환농법을 추진했다. 주변 축산농가에 가서 축분을 얻어 논에 뿌리고, 우리는 논을 갈아서 볏집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