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일시적 공급과잉? 정부 재고가 문제!
쌀 일시적 공급과잉? 정부 재고가 문제!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3.11.2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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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단경기 역계절진폭 발생 분석까지
RPC‧임도정공장 저가 거래 의혹도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쌀값이 19만원대로 떨어졌다. 농식품부가 전략작물직불제 도입으로 벼 재배면적 감축에 나서면서 쌀값 20만원을 약속했지만, 수확기 이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가 분석하는 쌀값 하락 원인과 현장에서 보는 원인도 다르다. 농식품부는 벼 물량이 농협RPC로 몰리면서 일시적 공급과잉이 발생해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쌀값 토론회에서 “2022년산이 시장에서 부족해 2023년 신곡을 땡겨 소비했기 때문에, 과잉으로 보기는 어렵고 일시적으로 농협RPC에 벼가 몰려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한영 정책관은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2.6% 초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시장격리는 하지 않는다”며 “수확기 평균 가격이 공공비축미 가격이 되기 때문에 20만원대 붕괴로 심리적 압박도 크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일시적 물량 증가를 원인으로 보고 산물벼 조기 인수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반응이 없다.

농촌 현장에서는 정부 재고량이 많아 민간RPC와 임도정공장들이 벼 매입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 재고량은 현재 약 130만톤으로 보고 있고 과잉된 재고물량이 내년에 시장에 방출되면 쌀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RPC들이 매입에 소극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달 정부 보유 양곡 중 40만톤을 사료용으로 판매하고 공매를 하지 않겠다고 대책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전북에서 쌀농사를 짓는 농가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물가안정을 이유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RPC들이 매입하기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 단경기에 역계절진폭이 발생할 것이라는 민간연구소의 분석보고서도 한몫하고 있다. GS&J인스티튜드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쌀값 동향정보에서 “올 11~12월 산지 쌀값은 4만8000~4만9000원/20kg으로 추정되고, 내년 단경기(7~9월) 가격은 –5~6%의 역계절진폭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역계절진폭이 발생한다면 RPC들의 손실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매입을 늦추거나 매입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전북의 쌀 농가는 “전북지역은 6만원선도 무너져서 조곡 40kg가 5만7000~5만8000원에 거래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도정공장들이 농협 RPC와 저가로 거래하고 있어 농가들의 벼를 사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충남의 한 쌀전업농은 “임도정공장들이 농가들이 아닌 RPC에게 벼를 사고 있다”며 “공공비축미 수매가 끝나면 농가들은 벼를 판매할 곳이 없다”고 말했다.

전한영 정책관은 토론회에서 “역계절 진폭이 발생하고 물량이 남으면 정부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단경기에 쌀이 남으면 정부가 매입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