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종자산업혁신클러스터, 종자산업의 미래를 준비한다.
[전문가 칼럼] 종자산업혁신클러스터, 종자산업의 미래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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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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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헌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종자산업진흥센터장

“종자는 농업의 시작이자 미래다.” 라고 얘기 한다. 종자는 농산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식품, 의약, 화학, 바이오 산업의 소재로서 다양하게 활용되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농업의 반도체와 같은 존재다. 종자산업의 가치사슬 관점에서 1알의 종자가 식품까지 상품화되는 과정에서 파급되는 부가가치는 1,000배 이상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배추 종자 1알은 2~5원 정도이지만 배추가 되고 김치로 상품화되면 1포기에 5천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작년에 발표된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현재 76억 명에서 2030년 86억 명, 2050년에는 9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인류는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다. 종자산업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대비해 변화된 기후에 잘 적응하고 더 높은 생산성이 있는 종자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야 미래에 닥칠지 모를 식량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영세한 우리나라 종자기업들은 첨단 육종기술 등과 관련한 시설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고 여전히 전통 육종기술에 의존해 점점 글로벌 기업과 경쟁에서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여러 기업, 기관, 대학 등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개별 기업들은 영세하더라도 기업들이 협력해 육종기술을 혁신하고 품종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며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지원한다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다각적이고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고 이는 “제3차 종자산업육성5개년 계획” 등 농업관련 정부 주요사업에 포함되어 있다. 기존 김제에 조성되어 있는 민간육종연구단지에서 부족했던 사항을 보완하고 전통육종 위주인 현재의 육종연구를 디지털육종 등 신육종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한 첨단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높은 투자비용 때문에 종자기업들이 개별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시설들을 공동활용형 시설로 구축된다. 작물이 재배되는 동안의 환경데이터 수집, 유전체 및 표현체 데이터 등을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첨단유리온실과 연구장비 등을 도입해 종자기업과 대학 등이 함께 연구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종자기업들의 수요가 높은 병리검정시설 구축, 국‧내외 바이어 초청, 전시온실 및 유통센터 구축 등도 추진한다. 

또한, 식품‧비료‧화학‧농기자재‧제약‧바이오‧정밀농업 등 다양한 농생명 분야 기업들과 공동연구 및 패키지 상품 개발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종자기업 이외의 관련 분야 기업도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클러스터를 조성하는데 많은 준비를 하고 있으나, 선행해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우선, 클러스터 대상 부지로 계획되어 있는 (구)김제공항부지(156ha)가 국토부에서 농식품부로 관리전환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종자 및 관련기업 수요파악, 입주기업 지원범위, 근무자 정주여건 조성, 전문인력 확보 방안 등 해결해야할 많은 숙제들도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소하고 내년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경제적‧정책적 타당성 높은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지자체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포함한 관계기관 및 관련 기업들이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이제 첫 발을 떼기 시작했지만,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은 우리 종자산업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국내 종자시장은 세계 종자시장에서 1%를 차지하는 작은 시장이지만 향후 글로벌 상위 1% 기술수준과 경쟁력을 갖춰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본다.